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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제국 말기 식민지 비밀문서 공개

송고시간2012-04-18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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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제국 말기 식민지 비밀문서 공개

(런던 AP=연합뉴스) 대영제국 해체 직전 안티과에서 예멘에 이르는 식민지 곳곳에서 일어난 일들을 기록한 비밀 문서들이 18일(현지시간) 런던에서 공개됐다.

공개대상은 최근까지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던 8천800여건의 식민지 문서 파일들 가운데 일부다. 이 파일들은 해당 식민지에 남겨두기에는 너무 예민한 내용으로 간주돼 본국으로 옮겨졌다는 뜻에서 '이송된 문서고'로 불린다.

학자들과 법률가들, 언론인들은 이 문서들을 통해 영국이 식민지에서 저지른 잘못들을 꼼꼼히 살펴볼 예정인데, 특히 식민지배자들이 1950년대 마우마우 반군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처형과 고문, 불구로 만들기 등을 자행한 케냐의 경우를 주목하고 있다.

다수의 문서는 마우마우 반군과의 전쟁과정에서 일어난 집단적 처벌, 가축 압수, 재이주, 입국시 '통제'하에 둘 필요가 있는 인물 등에 대한 세부적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종종 끔찍한 상황 아래 구금됐던 수만명의 케냐인들 가운데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할아버지인 후세인 오냥고 오바마도 포함돼 있다.

문서 담당기관이 제공한 요약문은 이 문서들을 포괄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인사 파일, 등록 정보, 센서스 자료 등 상당수는 사소한 것들로 보이지만 일부는 현지 상황에 대한 정보보고, 반(反)식민 지도자 관련 파일, 소문으로 떠돈 음모들에 대한 평가 등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카리브해의 작은 속령인 안길라에서는 행정관리들이 인접한 세인트 키츠 네비스의 지배에 반발해 현지인들이 반란을 일으킨 상황에서 납치와 암살 시도에 관해 우려하는 내용이 나온다.

또 군사 계획에 관한 서류, 카리브해의 '블랙 파워' 운동에 관한 정보보고, '심리학적 활동을 위한 교육 필름'이라고 명칭이 붙은 1970년대 서류도 있다.

말라야(현재의 말레이시아)에서 만들어진 문서들은 1950년대 공산게릴라와의 전쟁을 조명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1960년대에 영국은 이 파일들이 영국 정부의 재산이라고 주장하며 전 식민국가들에 이를 넘기라는 요구를 거절했으며 그 후에는 해당 파일들이 전 식민지정부의 기록이라면서 공개하기를 거부했다.

그러나 영국에 의해 고문을 당했다는 마우마우 퇴역군인들이 공개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이번에 공개가 이뤄지게 됐다.

cwhy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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