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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정부, '케냐인 고문' 처음으로 인정

송고시간2012-07-1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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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정부, '케냐인 고문' 처음으로 인정

(서울=연합뉴스) 윤지현 기자 = 영국 정부가 영국의 식민지였던 케냐에서 마우마우 저항운동이 일어났던 1950년대에 케냐인에게 고문과 학대를 자행했다고 처음으로 인정했다고 더타임스와 BBC 등 영국 언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정부 측 변호인은 16일 케냐 노인들이 영국 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의 공판에서 "케냐인들이 식민지 정부가 저지른 고문과 학대로 고통받았던 사실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원고 측 변호인은 영국이 이처럼 공식적인 자리에서 혐의를 인정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케냐 노인 3명은 식민지 정부로부터 거세, 성폭행, 조직적인 구타 등 고문당한 사실을 상세히 증언했다.

파울로 인질리(85)는 식민지 관리들에 의해 거세당한 사실을 알렸다.

그는 "나는 전혀 회복되지 않았고 절망적인 삶을 살아왔다"며 "아이들을 보면 나는 절대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생각이 떠올라 피해 다녔다"고 진술했다.

제인 무소니(73)는 15세에 체포돼 뜨거운 물이 든 소다 병으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무소니는 "너무 고통스러워서 울음과 비명을 멈추지 못했다"고 회상하며 "내 평생에 그렇게 잔혹하고 끔찍한 일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여성 3명이 같은 방식으로 고문당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왐부가 와 니인기(84)는 (관리들이) 자신을 거꾸로 매달아 놓고 익사시키는 것처럼 얼굴에 물을 부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정 소송의 가장 중요한 쟁점에 대해 "런던 정부가 알고 있던 것이 무엇인지 말할 수는 없지만, 나는 그들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으리라 의심한다"고 말했다.

마우마우는 케냐가 영국의 식민통치를 받던 1950년대 초반 최대 부족인 키쿠유족이 결성한 반(反) 백인 테러단체다. 이 단체는 1963년 케냐가 독립할 때까지 저항운동을 이끌었다.

마우마우 조직원들은 영국 정부로부터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이유로 2009년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yun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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