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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파이낸스 '은닉재산' 실체 있나

송고시간2012-10-23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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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파이낸스 '은닉재산' 실체 있나>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실종신고로 관심을 끈 양재혁(58) 삼부파이낸스 전 회장이 고의로 잠적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삼부파이낸스 은닉재산의 실체와 규모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씨가 고의 잠적한 이유로 "돈을 빼돌린 삼부파이낸스 정산법인 C사의 하모(63)씨의 신속한 검거를 위한 것이었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하씨를 만나러 나간 자신이 실종된 사실이 알려지면 경찰이 유력한 용의자로 하씨를 지목, 전국 경찰망을 통해 하씨를 잡을 수 있다고 계산했던 것.

양씨가 실종을 가장하면서까지 하씨를 찾는데 혈안이 된 까닭은 뭘까.

양씨는 파이낸스 사태 당시인 1999년 12월 고객투자금 796여억원을 임의로 빼내 개인생활비로 사용하는 등 회사 공금 1천100여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4년6개월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그는 감옥에 있으면서 출소 후 재기를 위해 정산법인을 만들고 모든 자산을 측근인 하씨에게 맡겨놓았다고 한다.

그러나 2004년 출소해 보니 하씨가 약속과 달리 자신이 맡겨놓은 은닉 재산을 떼어먹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두 사람의 사이는 멀어지게 됐다는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양씨 주변인사들에 따르면 양 전 회장은 지난 7월 실종 하루 전 "하씨가 현금과 부동산 등 4천억원대의 자산을 갖고 돌려주지 않고 있다. 하씨가 구속되면 이 돈을 받을 길이 묘연해지기 때문에 일단 처분이 용이한 현금 1천억원을 돌려받는 조건으로 하씨와 합의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삼부파이낸스의 은닉재산이 많게는 4천억원에 이른다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수천억원대 재산 은닉설'은 양 전 회장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하씨가 실제 이 정도 규모의 자금을 갖고 있는 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양 전 회장이 당시 횡령한 회사자금 대부분을 방탕한 호화생활로 탕진해버리는 바람에 구속 당시 그의 수중에 남은 재산은 별로 없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실제 하씨가 갖고 있는 돈은 손실 정산을 위해 설립한 C사에서 빼돌린 수십억 원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부산지검은 지난해 11월 C사 횡령사건의 수사에 나서 C사 간부 2명에 대해 58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했다. 하씨는 당시 몇차례 자진출석해 수사를 받았지만 수사 막바지에 종적을 감추는 바람에 검경은 그를 기소중지하고 전국에 수배했다.

하씨가 잠적하자 양씨는 몇몇 투자자들과 함께 하씨를 잡으러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양씨는 지인들과 일부 투자자들로부터 활동비 등으로 돈을 받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양씨 실종사건을 담당한 부산연제경찰서 한 관계자는 "옛 삼부파이낸스의 은닉 재산이 과연 있는지, 아니면 양씨가 단지 꾸며낸 이야기인지 등은 도피 중인 하씨의 신병을 확보해야 실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jm70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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