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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광우 시카고 컬럼비아대학 신임 총장

송고시간2013-03-04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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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인 사람에게 기회는 반드시 온다"오는 7월 부임…"한국과 학생·교수 교환 프로그램 기대"

시카고 콜럼비아대학 신임 총장 김광우 박사 <시카고 콜럼비아대학/Tim Trumble> photo@yna.co.kr

시카고 콜럼비아대학 신임 총장 김광우 박사 <시카고 콜럼비아대학/Tim Trumble> photo@yna.co.kr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젊은이들이 각자의 꿈을 좇을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술을 공부하는 이유는 유명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저마다 타고난 능력을 충분히 개발해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비실용적으로 생각될 수 있지만 창의적인 사람들에게 기회는 반드시 찾아옵니다."

최근 미국 시카고 컬럼비아대학(Columbia College Chicago) 신임 총장에 선임돼 관심을 끈 한인 2세 김광우(54) 박사의 예술 교육론이다.

1890년 설립된 시카고 컬럼비아대학은 재학생 1만2천명, 교직원 2천명으로 구성된 예술 교육 중심의 사립대학으로 규모 면에서나 전문성 면에서 미국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시카고 컬럼비아대학은 지난달 26일 애리조나스테이트대학(Arizona State University) 예술대학장이자 음대 교수인 김광우 박사를 제10대 총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발표했다. 이 대학 123년 역사에 아시아계 총장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박사는 3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새로운 역할을 맡아 책임 범위가 더 넓어졌지만 내 에너지와 능력을 최대한 쏟아부어야 하는 일을 시작하게 돼 마음이 설렌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작년 11월 처음 제안을 받았고 지난 1월부터 총장 선출위원회 인터뷰와 학생 대표 및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프레젠테이션을 거쳤다"며 "지난달 26일 대학 이사회가 투표를 통해 선출위의 결정을 최종 승인했다"고 선임 과정을 설명했다. 김 박사는 오는 7월 1일 임기를 시작한다.

총장으로서 어떤 변화를 불러오고 싶은가 묻자 "학생들이 성공적인 미래를 철저히 준비할 수 있는 교육을 하고 싶다. 첨단 테크놀러지·혁신적인 커리큘럼·21세기 교수법을 갖추고 가치 높은 교육을 합리적인 학비로 제공하기 위해 장학기금 모금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

시카고 컬럼비아대학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우수성과 접근성 제고를 위한 학교의 노력에 감탄했다. 그리고 활기찬 학교 분위기, 만나본 사람들의 긍정적 에너지에 매료됐고 고향 시카고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김 박사는 시카고대학 대학원 유학생이던 김태범(91)·홍성옥(1996년 작고) 부부의 1남1녀 중 맏이로 시카고에서 태어나 자랐다.

기업 경영진으로 일한 아버지 김씨는 시카고 한인회 발기인 중 한 명이고, 어머니 홍성옥 박사는 시카고 교육청 부교육감과 한인 여성회 초대 회장을 지냈다. 여동생 캐런 김씨는 현재 시카고대학 의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 박사는 미국인들에게 발음도 쉽지 않은 한글 이름을 고수하고 있는데 대해 "한국계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우주의 빛'이란 뜻을 지닌 내 이름을 좋아하는데 영어로 그런 의미에 가까운 이름을 못 찾았다. 게다가 부모님이 직접 지어주신 이름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11살 때 처음 한국에 가봤다. 애착이 가는 여러 기억이 있는데 가장 마법처럼 느껴졌던 일은 경주 방문이다. 그때는 지금처럼 시설 접근이 제한되지 않고 모든 것이 일반에 공개돼 있었다. 아름다움과 역사적 정취에 압도됐었다"고 회상했다.

김 박사는 이후 종종 한국을 방문했다. 특히 대학 2학년을 마친 후 1년 동안은 한국에 머물면서 서울대학교에서 수학했고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에도 다녔다.

한국과 교환 프로그램 등 교류를 추진할 의향이 있는가 묻자 그는 "그런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면 정말 멋질 것이다. 재능있는 한인 학생들이 많다"고 반색했다.

김 박사는 예일대학을 졸업하고 존스홉킨스대학에서 피아노 전공으로 음악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지금까지 크게 세 분야의 전문 영역에서 일했다"며 텍사스 '엘파소 프로-뮤지카'의 예술·행정 감독과 매사추세츠주 론지음악학교 학장을 거쳐 2006년부터 미국의 주류 공립대학에서 음악·미술·연극·영화·디자인·건축 교육을 총괄하는 예술대학장을 맡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박사는 "자리를 옮기는 일은 언제나 도전이다. 당분간 애리조나스테이트대학 예술대학장 역할과 시카고 컬럼비아대학 총장 준비 업무를 동시에 해나가려면 어려움도 따르겠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의욕이 솟는다"고 말했다.

독신인 그는 "자유시간에는 독서와 음악을 즐기거나 요리를 하고, 가능한 한 밖에 나가 걷는다"고 덧붙였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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