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케미칼서 염소가스 누출…11명 부상(종합2보)
송고시간2013-03-05 15:48
송풍기 고장으로 가스 역류, 하마터면 재앙될 뻔
(구미=연합뉴스) 손대성 김용민 기자 = 5일 오전 8시 50분께 경북 구미공단 내 화공약품 제조업체인 구미케미칼에서 염소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이 회사 직원이 탱크로리에 든 액체 상태의 염소를 밸브를 통해 옮기는 과정에서 송풍기가 고장 나 역류하는 바람에 발생한 것으로 잠정 확인됐다.
구미케미칼 손종만 이사는 언론브리핑을 통해 "전기적인 문제로 송풍기가 고장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시 공장 내부에 있던 염소는 액체 상태에서 1ℓ였으나 기화되는 과정에서 400ℓ로 늘었다.
업체측은 이 가운데 50ℓ 정도가 외부로 유출되고, 나머지는 정화시설을 거쳐 처리됐다고 밝혔다.
염소가스를 충전하던 공장 직원 서모(35)씨가 가스를 들이마셔 호흡곤란 증세로 구미 순천향병원으로 이송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인근 공장 직원 10명도 비슷한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같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서씨는 그러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한 관계자는 "서씨가 가족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등 상태가 위독하지는 않다"면서도 "이런 사고 전례가 많지 않아 상태를 지켜보는 등 치료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고 직후 공장 측은 오전 9시 6분 밸브를 차단해 추가 누출을 막았다. 환경당국과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이 공장은 물론 인근 공장 직원들을 대피시키고 위험 반경 500m 안의 교통을 전면 통제한 가운데 피해 상황 파악에 나섰다.
대구지방환경청은 사고가 난 지 2시간이 지난 오전 10시 50분부터 11시 20분까지 공장 내부와 외부 4곳에서 염소를 측정했으나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황색의 자극적 냄새가 나는 염소가스는 매우 작은 양에도 독성이 강하고, 식염용액을 전기분해해 만든다.
강한 살균·표백 작용으로 살균제나 표백제의 원료로 쓰이는데 공기 중에 미량이라도 눈, 코, 목의 점막에 닿으면 피부나 살이 짓무르고 이가 부식되는가 하면 기관지염을 일으킨다.
작업장 내 최대 허용량은 1ppm 이며, 30분~1시간의 허용량은 4ppm으로 다량 흡입하면 폐에 염증을 일으키다가 사망에 이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지난 2일 구미의 반도체 부품공장인 LG실트론에서 불산, 질산, 초산 등이 섞인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최근 6개월 사이 구미와 상주 등 경북지역에서 유해화학물질 누출사고가 잇따르면서 공단 인근 주민들의 불안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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