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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용흥동 큰 불…곳곳 아수라장 전쟁터 방불

송고시간2013-03-0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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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 남은 불에 불길 확산 계속…다 타버린 수도산대피 않은 주민 대부분 "차마 집 놔두고 도망칠 수 없어"

'마을에 옮겨붙으면 어쩌나..'
'마을에 옮겨붙으면 어쩌나..'

(포항=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9일 오후 큰 화재가 발생한 포항시 북구 용흥동 수도산에 불길이 번지고 있다. 2013.3.9
hama@yna.co.kr

(포항=연합뉴스) 임상현 김선형 기자 = 9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용흥동에서 불이 난 지 4시간이 지났지만 계속 퍼지는 불에 마을 곳곳이 탔다.

아수라장이 된 마을은 오후 7시15분께부터 가로등 전기마저 차단돼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하늘은 물을 퍼다 나르는 헬기로 분주했다.

소방차 3대가 수도산 앞 마을의 불씨를 잡아보려 출동했지만 길목이 좁아 진입하지 못했다.

"뭔가 탁탁 거리는 소리가 들려 창문을 열어보니 불씨가 200m를 날아 산에 붙었어요", "타다다닥 하는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불씨가 집앞까지 번졌어요"

포항 번지는 불길
포항 번지는 불길

(포항=연합뉴스) 9일 오후 경북 포항 용흥동에서 큰 산불이 나 계속 번지고 있다. 2013.3.9
<< 포항시민 제공 >>
haru@yna.co.kr

주민들은 불씨가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새 동네 전체로 퍼졌다고 입을 모았다.

안성우(60)씨는 "불이 넘어 오기 전부터 큰 연기를 보고 동네 전체 주민들이 놀라서 고함을 지르고 난리였다"고 말했다.

처가 어른들을 대피시키려 온 김모(41)씨는 "용흥초등학교 뒷산에서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들은 지 40여분 만에 수도산에 불이 났다"며 "초기 진화만 제대로 됐어도 이 정도로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오후 4시 10분께 이미 대피령이 내렸지만 주민 대부분이 대피하지 않고 바가지, 생수병 등으로 작은 불씨를 잡고 있었다.

오후 7시 30분 여전히 이 마을 한 쪽에서는 소방, 경찰, 군, 주민이 합세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산 능선을 따라 불길이 번졌다.

해양경찰 8명이 앞에서 소방호수를 당기면 뒤에서 중·고등학생 6명이 받쳐주는 등 당국과 주민이 함께 진화에 나섰다.

포항 도심 아파트 단지 산불
포항 도심 아파트 단지 산불

(포항=연합뉴스) 9일 오후 경북 포항 용흥동에서 큰 산불이 나 계속 번지고 있다. 2013.3.9 << 포항시민 제공 >>
haru@yna.co.kr

김영석(16·대동중학교)군은 "1시간 반 정도 전부터 불 끄는 데 동참하고 있다"며 "사는 아파트 쪽에 어느 정도 불씨가 잡혀서 이쪽으로 와 돕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짧은 소방호수 탓에 불씨는 몇 시간이 지나도 잡히지 않았다.

시민 김경덕(37)씨는 "용흥우방아파트 15층 끝자락에 불이 붙는 등 위험천만했다"고 회상했다.

집앞에 나온 주민들은 사방에서 불타는 수도산을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이모(72·여)씨는 자신을 데리러온 아들에게 연방 "우리집인데 어떻게 두고 가느냐"를 외쳤다.

김일국(74)씨는 "바로 건너편에 고물상이 활활 타고 있지만 소방대원들이 어쩔 수 없이 오지 못한다"며 상황을 이해하기도 했다.

sunhy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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