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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北'정전협정 파기' 긴장감 고조

송고시간2013-03-10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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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랫포 "남북 충돌 가능성".."김정은 '권투선수'..아버지보다 위험"4자회담 겨냥 등 "다른 의도있다"

북한이 지난 5일 발표한 정전협정 파기를 골자로 하는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지지하는 평양시 군민 대규모집회가 7일 김일성광장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7일 촬영.보도했다.(자료사진)

북한이 지난 5일 발표한 정전협정 파기를 골자로 하는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지지하는 평양시 군민 대규모집회가 7일 김일성광장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7일 촬영.보도했다.(자료사진)

(워싱턴=연합뉴스) 이우탁 특파원 = 북한이 공언한 '정전협정 백지화 시점'이 11일로 다가옴에 따라 국제사회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11일부터 시작되는 한미 군사훈련인 '키 리졸브'에 맞서 북한이 국가급 군사훈련으로 '맞불'을 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자칫 국지적이나마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이 벌어질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국제전략정보업체인 스트랫포는 지난 8일 '북한의 긴장고조 욕구(North Korea’s Appetite for Escalation)'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김정은이 이끄는 북한은 2000년 이후 한반도에서 ‘정상(normal)’이 된 상대적인 평화를 이제 끊임없는 군사적 마찰 상태로 전환시키려 한다고 분석했다.

정전협정과 불가침협약 파기 위협을 통해 북한이 '남북 적대상태' 복귀를 공식화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향후 수개월내에 남북한 사이에 군사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도발을 할 경우 반드시 전쟁의 형태만이 아니라 북한 함정의 서해 NLL(북방한계선) 침범이나 잠수함의 남한 해역 침투, 한국군 초소 공격, 잠수정을 이용한 소규모 병력 침투 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북한의 적대행위와 국경 지대에서의 충돌은 한국 경제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투자자들의 한국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미국내 분위기도 심상치않다.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 소속 마이클 터너(오하이오) 의원 등 공화당 의원 7명은 8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공동서한에서 최근 북한의 정전협정 파기 선언, 미국 본토에 대한 핵공격 위협을 언급한 뒤 "오바마 행정부는 더이상 핵무장한 북한의 위협을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북한의 핵무기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대비해 미군의 미사일방어(MD) 및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강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또 "동맹국들이 미국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면 자체적으로 핵개발을 하겠다고 공언하는 마당에 미국이 자의적으로 핵무기를 감축해서도 안된다"고 비판했다.

북한 주민들이 7일(현지시간) 평양의 김일성광장에서 정전협정 파기를 골자로 하는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AP=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 주민들이 7일(현지시간) 평양의 김일성광장에서 정전협정 파기를 골자로 하는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AP=연합뉴스, 자료사진)

CNN 방송은 8일 미국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김정은이 작고한 아버지 김정일보다 예측불허이며 위험하고, 생각을 읽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한 고위 관리는 "김정일은 냉정하고 계산적이어서 군사적 긴장상태를 종식시키기 위한 '출구(off-ramp)'도 의식하고 있었다"면서 "그가 위협의 강도와 범위의 측면에서 이번처럼 극단적으로 나간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말하자면 아버지 김정일이 용의주도한 체스선수라면 김정은은 권투선수라고 이 관리는 전했다. 보다 과감한 도발이 가능한 스타일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실제 군사적 행동을 할 가능성은 낮으며 다른 목적을 갖고 있다는 분석도 상당히 많다.

일본의 히라이와 순지(平岩俊伺) 간세이가쿠인(關西學院)대 교수는 10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정전협정이나 불가침선언 등 '38도선 문제'에 집중하는 것을 보면 1997년의 4자회담을 지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히라이와 교수는 "북한이 각종 위협을 말 그대로 행동에 옮길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북한은 핵 문제를 다루는 6자회담이 아니라 미국과의 양자 회담을 원하지만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중국과 한국이 참석하는 4자회담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북한은 핵위기 와중인 1994년 4월28일 '정전협정 무효화'와 '군사정전위원회 탈퇴'를 선언했고, 같은해 5월24일에는 군사정전위를 폐쇄하고 조선인민군 판문점 대표부를 설치한 적이 있다.

또 러시아 '정치기술센터' 알렉세이 마카르킨 제1부소장은 지난 8일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남북 사이의 불가침에 관한 모든 합의를 전면폐기한다고 선언한 것은 실제 전면전을 일으키겠다는 것보다 내부 결속을 강화하고 국제사회의 양보를 얻어내려는 의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마카르킨 부소장은 "우선 북한의 행동에는 젊은 지도자 김정은이 주민들에게 자신의 이미지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며 "김정은은 자신이 이전 지도자들 못지않게 강력한 지도자임을 과시하길 원하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극동연구소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 콘스탄틴 아스몰로프 연구원도 "북한은 남한과의 전쟁이나 핵공격이 북한 체제의 붕괴를 가져올 것이란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전쟁이 일어나면 남한이 미국과 함께 반격에 나설 것이고 북한은 두 나라를 상대해 오래 버틸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lw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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