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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의 추기경이 교황에 '깜짝 선출'된 배경

송고시간2013-03-1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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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伊 내분-개인 매력-내부문제 해결 기대 3박자 작용"

프란치스코 교황, 첫 미사 집전
프란치스코 교황, 첫 미사 집전


(AP/로세르바토레 로마노=연합뉴스) 신임 프란치스코 교황(가운데)이 14일(현지시간)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에서 첫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marshal@yna.co.kr

(서울=연합뉴스) 아르헨티나 출신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76) 추기경이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된 것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그야말로 '깜짝 선출'이었다.

이탈리아 추기경들은 이를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엉뚱한 사람에게 축하 메일을 보냈을 정도다.

단 한 차례도 유력 후보군에 거론된 적이 없는 그가 교황이 된 이유를 둘러싸고 갖가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거의 '무명'에 가까웠던 그가 교황이 된 것은 이탈리아 추기경들 사이의 내분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인적 '매력', 그리고 교황청 내부문제 해결에 대한 추기경들의 의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NYT는 먼저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 최고 행정기구인 쿠리아 소속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했다.

기밀문서 유출과 성추문, 권력 투쟁 등으로 위기에 처한 바티칸을 구하려면 기득권 세력이 아닌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비 유럽권 교황이 조심스럽게 점쳐진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1순위로 꼽혔던 이탈리아의 안젤로 스콜라 추기경이 내부의 '파워게임'에 밀려난 것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출을 도왔다.

이탈리아 신문 라 스탐파에 따르면 스콜라 추기경은 쿠리아를 이끄는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교황청 국무원장을 중심으로 한 이탈리아 추기경단의 '배신'으로 교황직에서 멀어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탈리아 추기경은 아니지만 라틴아메리카로 이주한 이탈리아 가문 출신이라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리 대주교인 앙드레 뱅 트루아 추기경은 "베르골리오를 뽑음으로써 우리는 쿠리아에 속하지 않은 사람을 뽑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탈리아 내부 사람은 아니지만, 배경으로 볼 때 이탈리아 친화적"이라며 "지금같은 상황에 공정하게 개입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청빈하고 겸손하며 늘 가난한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개인의 성품도 매력으로 작용했다.

도널드 월 워싱턴 대주교는 "그가 늘 가난한 사람을 우선으로 생각했고 그것이 심금을 울린 듯하다"고 말했다.

미국 시카고 대교구장인 프랜시스 조지 추기경도 우리를 신께 인도할 수 있는 믿음의 사람인가 하는 점과 쿠리아 내부를 개선할 수 있는지, 그리고 빈자를 사랑하는지가 고려됐다고 전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콘클라베를 앞두고도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을 삼갔지만 어렵지 않게 교황에 선출됐다.

제랄도 마젤라 아기넬로 브라질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충분한 것 이상으로 많은 표를 얻었다"고 확인했다.

생각보다 많은 나이도 걸림돌이 되지는 않았다.

78세로 선출된 전임 베네딕토 16세가 고령과 건강 등의 이유로 사임하면서 일각에서는 이번에는 젊은 교황이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프랑스의 장 피에르 리카드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단호한 성격이 나이의 벽을 넘었다고 설명했다.

리카드 추기경은 나이는 많았지만 진보적 성향이 강했던 요한 23세의 경우를 잘 알고 있어 나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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