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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을 수렁에 넣는다"..연극 '농담'

송고시간2013-03-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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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예술센터 제작..내달 9일 개막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도시의 한구석, 사람들이 모여 남몰래 투견을 벌인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는 인생의 막장을 살아가는 이들은 날카로운 철조망으로 사방이 둘러싸인 이곳에서 죽기 살기로 싸우는 개들을 바라본다.

서로 물어뜯는 건 개뿐만이 아니다.

개발이익에 눈이 멀어 큰아들을 마약범으로 고발하는 투견장 주인 '이씨', 그런 아버지에게 원한을 품고 그를 잔혹하게 죽이는 둘째 아들 '상수', 중국에서 500만원에 사온 아내를 투견장에서 일하게 하는 '박씨', 죽은 개를 끓여내며 언제든지 죽을 각오로 극약 주머니를 차고 다니는 중국인 아내 '칼멘' 등 사람들은 의도하든 그렇지 않든 서로 죽음으로 몰아간다.

2008년 희곡 '남은 집'을 통해 전쟁의 상처와 고단한 삶의 무게를 그린 작가 정영욱의 새 작품 '농담'이 나왔다.

남산예술센터는 정 작가가 5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희곡을 무대화해 내달 9일부터 28일까지 드라마센터에서 선보인다.

"싸람이 싸람을 수렁에 옇는다"(사람이 사람을 수렁에 넣는다)는 극 중 말처럼 똘똘 뭉친 욕망 때문에 자신과 상대를 비극으로 몰아가는 사람들의 얘기를 담았다.

자본주의 탐욕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남루한 투견장과 은유와 풍자를 담은 대사는 이야기의 비극성을 더한다.

정영욱 작가는 "현시대의 분노는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가진 자들의 염치없는 욕망으로부터 온다. 정신보다는 물질의 유무에 삶의 계급이 정해지는 미성숙한 사회는 인간들의 미성숙함으로부터 온다"며 "'농담'은 강자가 약자들을 끝없이 통제하고 사익 창출의 수단으로 인간성을 폄훼할 때 벌어지는 비극을 통해 억압이 어떻게 분출되고 해소되는가를 고민한다. 사회악을 향한 비수가 되기 바란다"고 전했다.

연출 김낙형, 출연 선종남 김학수 정인겸 하성광 등.

고등학생 이상 관람가,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3시.

전석 2만5천원, ☎02-758-2150.

<"사람이 사람을 수렁에 넣는다"..연극 '농담'> - 2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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