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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국정원 사건에 특별수사팀 꾸려 '승부수'

송고시간2013-04-18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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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역없는 수사로 진상 규명…신뢰 회복할지 관심

수사결과 발표하는 수서경찰서장
수사결과 발표하는 수서경찰서장

(서울=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이광석 수서경찰서장이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개포동 수서경찰서에서 국가정보원 직원의 선거개입 의혹 수사결과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3.4.18
jihopark@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박대한 기자 = 채동욱 총장 취임 이후 전열을 가다듬던 검찰이 국가정보원 관련 사건 수사를 위해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첫 '승부수'를 띄웠다.

검찰은 이날 경찰이 '국정원 댓글' 사건의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검찰로 송치하자마자 윤석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팀장으로 하는 특별수사팀 구성 방침을 밝혔다. 사건 지휘는 중앙지검 2차장이 맡았다.

지난 정부 기간에 검찰은 '정치적 편향성' 시비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의혹 등 여러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수사의 독립성·공정성 논란에 휘말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연말에는 유례가 없는 지휘부 갈등으로 인한 '검란(檢亂)'까지 겪었다.

결국 그동안 쌓였던 폐단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검찰 개혁 논의가 진행된 끝에 특별수사의 총본산이자 검찰총장의 직할부대인 대검 중앙수사부는 옛 중앙수사국에서 확대 개편된 지 32년 만에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이번에 검찰이 국민적 의혹의 대상으로 떠오른 국정원 관련 사건에 대해 새 총장 취임 이후 첫 특별수사팀을 꾸리는 '정공법'을 택한 것은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여진다.

채동욱 총장은 이날 "국정원 관련 의혹사건 일체는 국민적 관심이 지대한 사건인 만큼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서울중앙지검에 지시했다.

"국정원 직원 정치개입"…경찰 수사결과 발표
"국정원 직원 정치개입"…경찰 수사결과 발표

(서울=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이광석 수서경찰서장이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개포동 수서경찰서에서 국가정보원 직원의 선거개입 의혹 수사결과에 대해 브리핑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13.4.18
jihopark@yna.co.kr

중앙지검은 곧바로 대규모 특별수사팀을 편성했다. 검찰이 경찰의 사건 송치와 동시에 특별팀을 꾸려 본격 수사에 나선 것은 그만큼 사안이 중대하다는 점을 반영한 결과다.

국정원 사건 중 핵심은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이른바 '지시 사항' 관련 사건들이다.

이미 경찰 수사를 통해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국정원 여직원이 인터넷 댓글 등의 형식으로 정치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원 전 원장은 대선 과정에서 '종북좌파'의 사이버 선전·선동에 적극 대처하고 4대강 사업과 자유무역협정(FTA) 등 이명박 정부 주력사업의 홍보를 주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명박 정부의 도덕성에 큰 상처가 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번 수사의 향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별수사팀 구성은 정치적 독립성·공정성을 되찾고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검찰의 다짐으로도 읽힌다.

지난 정부에서 검찰은 내곡동 사저 의혹, 한명숙 전 총리 뇌물수수 기소, 민간인 불법 사찰 등과 관련해 정권의 눈치를 봤다는 비판을 받았고, 이는 결국 외부에서 인위적으로 검찰 개혁에 나서는 단초를 제공했다.

수사팀 면면을 보면 검찰의 의지는 단호하다.

"국정원 직원 정치개입"…경찰 수사결과 발표
"국정원 직원 정치개입"…경찰 수사결과 발표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국가정보원 직원의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18일 수사결과 발표에서 이번 사건을 일부 국정원 직원이 댓글 등의 형식으로 정치에 개입한 사건으로 결론 내렸다.
사진은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인터넷 댓글을 달았다는 의혹을 받은 국가정보원 여직원 김모씨가 지난해 12월 1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경찰과 국정원, 선관위 관계자가 입회한 가운데 경찰의 증거자료 수집을 지켜보는 장면. 2013.4.18
<< 연합뉴스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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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특수통'인 윤석열 중앙지검 특수1부장이 팀장을 맡았고 공안 사건인데도 특수부와 첨단범죄수사부 등에서 실력을 발휘한 검사과 수사관들이 대거 투입됐다. 인터넷이 결합된 사건이라는 점에서 디지털포렌식 요원들도 차출됐다.

문제는 수사 결과다.

공소시효가 두 달 남은 상황에서 속시원한 결과를 내놓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만약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놓지 못할 경우 검찰 개혁 논의에 가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지지부진했던 경찰 수사와 다른 결과를 내놓는다면 이번 수사는 검찰이 위기를 털어내고 거듭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지대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공안뿐 아니라 특수, 형사부 등의 최정예 수사 요원들로 팀을 구성했다는 것은 검찰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이 철저하고 성역 없는 수사로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고 국민 신뢰를 회복할지 주목된다.

zoo@yna.co.kr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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