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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의 '망언'…한일, 역사인식 충돌

송고시간2013-04-23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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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침략정의 불확실"…정부 "역사인식 심히 우려"

참의원 예산위 참석하는 아베 총리
참의원 예산위 참석하는 아베 총리

(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3일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3.4.23
zjin@yna.co.kr

(도쿄·서울=연합뉴스) 김용수 특파원 홍제성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식민지 지배와 침략의 역사를 부정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냄에 따라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한일간 갈등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23일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 출석, 침략과 식민지 지배를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에 대해 "침략에 대한 정의는 학계에서도, 국제적으로도 확실하지 않다"면서 "국가간의 관계에서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주장했다.

일제의 침략 전쟁을 미화함은 물론 그 정당성까지 부여하는 언사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마루야마 가즈야(丸山和也) 자민당 의원은 무라야마 담화의 3가지 문구를 열거하며 "역사적인 가치가 없다"고 주장했고,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문부과학상도 '식민지 시혜론'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는 등 아베의 왜곡된 역사인식에 동조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날 "아베 내각의 역사 인식이 심히 우려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야스쿠니 집단 참배한 일본 국회의원들
야스쿠니 집단 참배한 일본 국회의원들

(교도=연합뉴스) 일본의 여야 국회의원 168명이 23일 오전 8시 1분 야스쿠니 신사 춘계 예대제를 맞아 집단 참배하고 있다. 2013.4.23
<< 국제뉴스부 기사 참조 >>
yskim@yna.co.kr

외교부 당국자는 "아베 총리가 일본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무라야마 담화 의미를 폄하하고 시모무라 문부과학상이 식민지 시혜론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면서 "근본적으로 아베 내각의 역사 인식을 의심케 하는 발언으로 강한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본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국가로서 발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논의를 해야 할 시기에 책임 있는 정치인들이 국회에서 시대역행적인 논의만을 이어가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올바른 역사인식은 안정적인 한일관계의 근간"이라며 "정부는 역사인식 문제는 확고한 원칙을 견지하면서 일본의 올바른 역사인식을 계속 촉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주요 각료에 이어 국회의원들이 야스쿠니(靖國)신사 집단 참배를 강행한데 대해서도 정부는 강하게 비판했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야스쿠니 신사는 전쟁 범죄자들이 합사된 곳이자 전쟁을 미화하는 시설"이라면서 일본 정치권의 집단 참배를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정부는 일본에 대해서 도저히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이 있다"면서 "야스쿠니 참배 등 역사문제에 있어 정부는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하고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 등 각료 3명이 참배한 데 항의,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방일 계획을 전날 전격 취소한 상태다.

정치권도 여야가 공통으로 일본 각료와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 강도 높은 비판과 함께 일본의 각성을 촉구했다.

정부 "야스쿠니는 전쟁미화 시설…日, 성찰해야"
정부 "야스쿠니는 전쟁미화 시설…日, 성찰해야"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이 23일 "야스쿠니(靖國)신사는 전쟁 범죄자들이 합사된 곳이자 전쟁을 미화하는 시설"이라면서 일본 일부 각료에 이은 여야 국회의원 168명의 이날 야스쿠니 집단 참배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조 대변인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방일 재추진 문제에 대한 질문에 "검토됐던 일본 방문이 중단된 것으로 현재로는 (언제 방문할지) 예단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앞서 윤 장관은 전날 일부 일본 각료의 신사참배에 반발해 26∼27일 일본을 방문하려던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2012.4.23
srbaek@yna.co.kr

앞서 초당파 의원연맹인 '다함께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은 이날 국회의원 168명이 야스쿠니 춘계 예대제(例大祭.제사)에 맞춰 야스쿠니를 참배했다고 밝혔다.

참배 인원이 100명을 넘어선 것은 2005년 10월 추계 예대제 때 이후 처음이며, 기록 확인이 가능한 1989년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참배 인원 증가는 일본 정치권의 보수화 추세가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소 부총리는 자신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반발에 "야스쿠니 참배는 매년 해 온 일"이라면서 "새삼스럽게 이야기될 일은 아니다"고 강변했다.

아베 정권은 지난 2월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중앙 정부 당국자를 처음 보냈으며 이달 초에는 외교청서를 통해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하는 등 도발을 반복해 왔다.

이를 두고 기본적으로 보수 성향의 아베 내각이 지지율 상승 등으로 자신감을 얻어 노골적인 우경화 노선을 걷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yskim@yna.co.kr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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