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행방 묘연…오피스텔은 적막감(종합)
송고시간2013-05-10 23:16
초인종에 하루종일 응답없어…밤 깊어지자 인기척ㆍ목소리 `감지'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김수진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기간 성범죄 의혹으로 전격 경질된 윤창중 청와대 전대변인의 거처로 알려진 서울 서대문구의 한 오피스텔에는 10일 적막감만 감돌았다.
연합뉴스 등 취재진들이 이날 오후 오피스텔을 찾아 초인종을 여러 차례 누르고 문을 두드렸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집 밖으론 아무런 소리가 흘러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오후 8시께가 되자 물건을 만지는 듯한 '달그락' 소리가 나는 등 약간의 인기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희미하게나마 사람의 목소리도 들리는 듯했다.
커튼을 쳐놓은 창 밖으로는 빛줄기가 새어나와 안에 누군가가 있음을 짐작케 했다.
그러나 초인종을 눌러도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 온종일 집에 드나드는 사람도 없었다.
부동산 관계자는 윤 전 대변인이 이 오피스텔에 사느냐는 질문에 "얘기해줄 수 없다"면서도 "계약을 직접 한 적은 없다"고 말해 윤 전 대변인이 거주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해당 오피스텔은 36평형으로 시세는 계약금 1천만 원에 월 130만∼140만 원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변인은 청와대 인근인 서울 종로구 내수동의 한 오피스텔을 임시 거처로 마련해 사용해오다가 지난 3월 서대문 오피스텔로 거처를 옮긴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변인은 경기도 김포시에 자택이 있지만 임시 거처로 마련한 오피스텔에 더 자주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내수동의 오피스텔을 찾아 초인종을 눌러 거주 여부에 대한 확인을 구하자 실내에 있던 한 중년 여성은 "그런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자신을 오피스텔 거주자로 밝힌 한 중년 남자는 "윤 전 대변인은 잘 모른다. 난 3월 초에 이사를 왔다"고 말했다. 이날 해당 오피스텔 호수의 우편함에는 '윤창중' 앞으로 배달된 도시가스 고지서가 놓여 있었다.
인근의 한 부동산업소 측은 "2011년 여름부터 올 3월까지 윤씨와 오피스텔 계약을 한 것으로 안다. 이후 이사를 갔다"고 말했다.
윤 전 대변인은 지난 9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홀로 귀국했으나 10일 청와대에는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휴대전화 등으로도 연락이 닿지 않고 있고 신병 상태는 오리무중이다.
윤씨는 박 대통령 방미 기간에 워싱턴에서 주미 한국대사관이 채용한 한국계 미국인 여성을 성추행한 것으로 알려져 현지에서 즉각 경질됐다. 미국 수사 당국은 해당 여성의 신고로 윤씨를 입건, 조사 중이다.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밤 늦게 긴급브리핑을 통해 '윤창중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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