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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오바마 '성범죄 경고' 당일에 추태

송고시간2013-05-11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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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 공직자 정계복귀ㆍ감금 성폭행 뉴스 등과도 겹쳐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이 발생한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은 공교롭게도 미국에서 성추문과 관련된 이슈가 잇따른 날이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 이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성범죄에 대한 엄중한 경고메시지를 내놓은 뒤 몇시간만에 윤 전 대변인 사건이 터지면서 현지의 우리 정부 관계자들과 교민들은 더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ㆍ미 정상회담이 개최된 당일 오후 미국 국방부는 하루 평균 70건의 군(軍) 성범죄가 발생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또 공군 성폭력 방지 프로그램 담당관인 한 장교가 술에 취해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는 언론 보도까지 나오면서 성폭력 문제가 주관심사로 떠올랐고, 급기야 한ㆍ미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회담 내용과는 전혀 무관한 이 문제에 대한 질문까지 나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성폭력은 난폭행위이고 범죄라는 원칙부터 확실히 밝히겠다"면서 "군인이 성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절대 묵과하지 않을 것이고, 이에는 응분의 대가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누구든 이런 일을 저지른다면 책임을 져야 하고, 기소돼야 하고, 직위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이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군 성폭력 문제와 관련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지만 사실상 공직사회 전반에 대한 경고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 정부 당국자는 10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윤 전 대변인은 당시 정상회담과 공동 기자회견에 직접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당연히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을 지켜봤을 것"이라면서 "그로부터 얼마 뒤에 어린 여성 인턴을 상대로 추태를 부렸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윤 전 대변인 사건이 발생한 날에는 또 과거 성추문으로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았던 마크 샌퍼드(53ㆍ공화)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연방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 천신만고 끝에 정계에 복귀한 날이기도 하다.

샌퍼드는 주지사 재직 당시 아르헨티나에서 내연녀를 몰래 만났다가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대표적인 '성추문 공직자'로 낙인찍혔던 인물이다.

한때 유력한 대권 주자로 거론되기도 했던 샌퍼드 전 주지사는 당선 후 "인생은 끊임없이 잘못을 바로잡는 과정이고, 우리는 경험을 통해 배운다"면서 "나는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며 성추문 이후의 고통을 곱씹었다.

이밖에도 오하이오주 북부 클리블랜드에서 10년전쯤 잇따라 사라졌던 여성 3명이 인근 동네의 한 주택에 감금돼 성폭행을 당했다는 소식도 윤 전 대변인 사건 당일 미국 주요 언론의 메인뉴스를 장식했다.

huma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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