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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100일>② 인사파동ㆍ윤창중 사태

송고시간2013-06-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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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 후보자 6명 줄낙마ㆍ윤창중 성추행 '결정타'대통령 잇단 사과ㆍ검증 강화 약속…홍보수석 인사 주목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연합뉴스DB>>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연합뉴스DB>>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100일간의 성적표에서 가장 점수가 초라한 과목은 '인사'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2월25일 취임을 전후로 고위공직 후보자들의 잇단 낙마라는 인사파동을 겪으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대통령 당선인 시절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재산문제 등 도덕성 논란을 빚은 끝에 스스로 물러난 이후 취임 직후인 3월에는 무려 5명의 장ㆍ차관급 후보자가 줄줄이 낙마했다.

박 대통령이 삼고초려해 중용한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3월 4일 '정치권의 난맥상'을 비판하며 황망히 미국으로 돌아갔고,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는 18일 자신의 주식백지신탁 문제로 자진사퇴했다.

21일에는 김학의 법무부 차관 내정자가 '고위층 성접대 의혹'에 연루되며 사표를 제출했고 이튿날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각종 비리 의혹을 견디지 못하고 '사퇴의 변'을 발표한데 이어 25일에는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해외 비자금 계좌를 통한 탈세 의혹에 휘말리며 박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다.

여기에 지난 정부의 인선에 동의해준 것으로 알려진 이동흡 전 헌법재판소장 지명자의 낙마와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 최대석 위원의 자진사퇴, 청와대 비서관 인선 과정에서의 잡음,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의 청문회 과정에서의 자질 논란까지 더하면 박 대통령의 인사 관련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이처럼 인사가 순탄치 않자 정치권 안팎에서는 '부실검증', '수첩인사' 등의 지적이 쏟아졌다.

비판 여론에 밀려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이 같은달 30일 김행 대변인을 통해 사과했지만 오히려 '17초 대독 사과'라는 역풍을 맞았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국정수행 지지율은 40대 초반까지 뚝 떨어졌고, 박 대통령은 급기야 4월12일 민주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직접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인사관련 사고는 없는 듯했다. 박 대통령은 4월24일 국내 언론사 편집ㆍ보도국장단과 간담회에서 "검증 시스템을 정비하고 존안자료도 상시 보완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며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려 노력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최대 성과로 평가받은 미국 방문 기간 '윤창중 사건'이 터졌다.

윤 전 대변인은 미국순방의 두번째 방문 도시인 워싱턴에서 술을 마신 채 자신을 수행하던 여성 인턴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으로 중도 귀국했고 전격 경질된 뒤 직권면직 처리됐다.

이 사건은 박 대통령에게 엄청난 타격을 줬다. 방미 성과가 퇴색된 것은 물론이고, 50%대 중반까지 올랐던 국정수행 지지율은 50%대 초반으로 하락했다.

특히 윤 전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대선 승리 이후 처음으로 임명한 `1호 인사'라는 점에서 인사난맥상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윤 전 대변인이 인수위를 거치며 '불통'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었는데도 청와대 대변인으로 중용한 것을 두고 여론이나 평판을 무시한 '고집인사', '불통인사'라는 비판이 다시 제기된 것.

박 대통령은 결국 5월13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대국민사과를 했고 피해 여성과 가족, 동포들에게도 고개를 숙였다.

박 대통령은 이틀 뒤인 15일 언론사 정치부장단과 만찬간담회에서 인사 검증 및 제도 강화를 재차 약속했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우려나 불안의 시선이 말끔히 가시지 않은게 사실이다.

'수첩'에만 의존하지 말고 다양한 루트를 통해 폭넓게 인재를 찾고, 여론의 직ㆍ간접적인 사전 검증을 거치는 쪽으로 인사스타일을 바꾸지 않으면 아무리 검증을 강화하더라도 인사 사고는 또 터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런 측면에서 윤창중 사태로 이남기 전 홍보수석이 옷을 벗으면서 공석이 된 차기 홍보수석에 누가 낙점될지가 관심이다.

주요 언론사 기자출신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가 이번에는 국정철학과 전문성 외에 평판검증에 크게 신경을 쓰고 언론인들을 상대로 후보군의 평판을 듣고 있다는 후문이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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