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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시진핑 '궁합'은…삶·스타일, 다른듯 유사

송고시간2013-06-0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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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시절 역경-부친 후광 대조적…실용성 중시는 비슷

(랜초미라지<美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 이우탁 특파원 = "파격적인 외교이벤트 속에 두 정상의 인간적 면모와 스타일이 제대로 드러날 것이다."

7~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휴양지 서니랜즈에서 첫 정상회담을 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과연 '궁합'이 맞을까.

국제사회의 질서를 주도하는 `G2(주요 2개국)의 정상'으로 처음으로 만나는 두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52세인 오바마 대통령과 59세인 시 주석은 서로 다른 인생 역정을 거쳐왔다. 하지만 그 속에서 공통점도 적지않게 발견된다.

케냐 출신의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혼혈로 태어난 오바마 대통령은 두 살 때 부모가 이혼한 뒤 재혼한 어머니를 따라 인도네시아에서 의붓아버지와 생활하기도 했고, 어머니가 별세한 뒤에는 하와이에서 외조부모의 보살핌을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저서에서 유년시절 겪었던 정체성의 혼란을 진솔하게 고백한 적이 있다. 그러면서 마리화나와 술에 탐닉하기도 했다.

하지만 역경을 딛고 시카고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사회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사회적 역할을 확대하면서 정치적 기반을 닦았다. 그 결과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세계 최강국을 이끄는 지도자로 발돋움했다. 이제는 재선 흑인 대통령으로 역사의 새 장을 기록한 그다.

좌중을 압도하는 화려한 언변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때로는 선동가적 기질이 다분한 연설 내용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한다.

그는 인간적 관계를 중시한다. 친분이 두터운 세계 각국의 정상들과 격의 없이 대화하며 자신의 철학과 원칙을 설파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중국의 5세대를 대표하는 지도자로 우뚝 선 시 주석은 이른바 '태자당'(사회주의 혁명 원로 출신 고위층의 후손)의 상징적 존재다.

마오쩌둥(毛澤東) 집권 시절 문화혁명의 여파로 지방으로 '하방(下放)'돼 움집에서 생활하는 고난의 세월을 보내기도 했으나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의 측근으로 부총리를 역임한 부친 시중쉰(習仲勳, 1913~2002)의 후광 속에 비교적 순탄한 정치적 행보를 해왔다.

덩샤오핑(鄧小平)이 주도하는 개혁ㆍ개방의 철저한 신봉자로 실용성을 누구보다 중시한다. 이런 점에서 그는 격식보다는 내용을 중시하는 오바마와 호흡을 같이한다고 할 수 있다.

또 전임자인 후진타오(胡錦濤)가 철저한 자기관리 속에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것과 달리 진솔한 직설화법으로 타인를 설득하는 스타일이다. 이 점 또한 오바마와 유사한 점이다.

후진타오 전 주석이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당시 준비해온 자료를 '책을 읽듯' 되뇌는 모습은 한동안 워싱턴 외교가에서 고답적인 중국 지도자의 이미지를 심었다.

하지만 시 주석은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그는 국가부주석 시절이던 지난 2월 미국을 방문해 오바마 대통령을 만났을 때 '변화된 중국 지도자'의 면모를 과시한 적이 있었다.

'중화의 부흥'을 역설하는 시 주석의 정치적 야심은 중국을 견제하면서도 협력해야 하는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부담스런 존재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거침없이 자신의 논리를 개진하면서 상대와의 토론을 즐기는 모습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호감을 살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재선 대통령으로 미국의 4년을 이끌어갈 오바마 대통령, 5세대 10년의 중국을 지휘할 시 주석의 다른 듯 유사한 삶과 스타일이 어떤 역사적 기록을 남기게 될 것인지 주목된다.

lw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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