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에 수정제의 안해"…판문점 연락채널 '불통'
송고시간2013-06-12 20:00
류길재 "새 남북관계 위한 진통"…남북관계 다시 냉각국면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김정은 기자 = 정부는 12일 수석대표 '격(格)' 논란으로 무산된 남북당국회담 성사를 위해 북한에 수정 제의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는 우리 수석대표의 '급'을 문제 삼은 북한의 입장에 변화가 있을 경우 언제든 회담은 개최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대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에 수정제의를 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실무당국자 회담과 같은 추가적인 회담 제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검토한 바 없다"고 답했다.
정부는 남북회담이 무산됐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남북관계 정립을 위해 그동안의 원칙을 지키는 가운데 차분히 북한의 동향을 주시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남북 양측은 서로에 대한 책임공방을 벌이면서 냉각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전 남북회담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회담이 무산돼서 국민께서 기대한 결과가 나오지 못했다"면서 "새로운 남북관계로 가기 위한 하나의 진통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앞으로 북한도 새로운 남북관계로 가려면 성의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 "대화라는 것은 격이 맞아 서로 수용해야지 일방적으로 굴욕을 당하는 대화는 진실성이 없다"면서 "지금까지는 무한대로 일방적으로 (북한에) 양보했지만 이제는 남북이 격에 맞는 대화를 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회담 무산 이후 일부 정치권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남북을 한꺼번에 비난하는 양비론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 "양비론은 북한에 면죄부를 주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잘못된 부분은 잘못된 것으로 구분하고, 그것을 바르게 지적해줄 때 발전적이고 지속가능한 남북관계가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오전 9시와 오후 4시 두차례 이뤄진 판문점 연락채널 정례 시험통화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3개월만에 재개된 남북 판문점 채널이 다시 단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는 남북회담 무산에 따른 북한의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 회담 무산 소식은 전하지 않은 채 6·15 공동선언 행사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대화 분위기 조성은 중요한 현실적 문제'라는 개인 필명의 글에서 "우리의 주동적 대화제의에 따라 북남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고 있는 지금 그를 위한 분위기를 적극 고조시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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