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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비핵화 의지' 천명…핵 문제 입장변화 있나

송고시간2013-06-1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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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포기서 입장바꾼 것" vs "변화없어…진정성이 중요"

북한이 지난 1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채택에 반발해 외무성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DB>>

북한이 지난 1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채택에 반발해 외무성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DB>>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북한이 16일 미국에 고위급 회담을 제안하면서 김정은 체제 출범 후 처음으로 비핵화 의지를 천명해 북한의 진의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북한은 '조선반도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고 강조했으나 지난 1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채택에 반발해 한반도 비핵화 포기를 선언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 1월 23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앞으로 조선반도 비핵화를 논의하는 대화는 없을 것"이라며 "6자회담, 9·19공동성명은 사멸되고 조선반도 비핵화는 종말을 고했다"고 밝혔다.

또 "세계의 비핵화가 실현되기 전에는 조선반도 비핵화도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이후 북한은 지난 2월 제3차 핵실험을 했고 3월 31일에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핵무력 건설과 경제 건설을 병진하는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채택하기도 했다.

그러던 북한이 비핵화에 종말을 고한지 5개월도 안 돼 북미 고위급회담을 제안하면서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들고 나온 것이다. 특히 한반도의 비핵화가 김일성 주석뿐 아니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이기도 하다고 처음으로 공표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세계의 비핵화 없이는 조선반도 비핵화도 없다던 데서 입장이 바뀐 것"이라며 "특히 핵보유, 핵무력·경제 병진노선을 김정일의 유훈으로 얘기했던 북한이 비핵화를 김정일의 유훈이라고 밝힌 것은 큰 변화"라고 평가했다.

임수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한반도 비핵화의 종말과 9·19공동성명의 폐기를 선언했던 지난 1월 이전 상황으로 되돌아간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기다렸던 입장 변화로 볼 수 있다"라고 해석했다.

북한의 이 같은 태도 변화는 최룡해 군 정치국장의 중국 방문과 미중정상회담을 거치면서 위기감이 커진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장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북한의 핵보유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확고히 하는 상황에서 현 상태로는 중국의 경제적 협력을 구하기는 불가능하고 국제적 고립이 심화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상황을 주도적으로 관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임 수석연구원은 "북한이 내세우는 병진노선 추진을 위해선 결국 미국과의 관계가 개선돼야 한다"며 "대외 환경이 악화하면 핵전력을 계속 증강해야 하고 경제적으로 더욱 추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동안 미국이 요구한 선(先) 비핵화 조치에 대한 언급이 빠져 있는 점 등으로 미뤄볼 때 북한의 기존의 입장에서 실질적인 변화는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전반적으로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얘기하고는 있지만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며 "지난 1월 외무성 성명에서 폐기를 선언한 9·19공동성명을 회복시키겠다는 뜻 역시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김정일의 유훈', '핵 없는 세계' 등의 언급은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일 뿐"이라며 "지금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며 북한이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여야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관계자들도 북한이 비핵화 문제에 더 전향적으로 나오기 전까지는 북미간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 고위소식통은 "비핵화라는 측면에서 볼 때 오늘 북한의 대화 제의는 내용상으로는 평가할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미국도 비핵화 측면에서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때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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