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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명셰프 제주올레에 보은의 조리법 전수

송고시간2013-06-2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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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모찌·어묵 만들기로 규슈올레 개설에 보답

"일본 감귤모찌 이렇게 만들어요"
"일본 감귤모찌 이렇게 만들어요"

(서귀포=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24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영농조합법인 무릉외갓집에서 일본 규슈 아마쿠사시 유명 셰프이자 관광협회장인 치하라 미쓰아키씨(가운데)가 일본식 감귤모찌 만드는 법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제주올레가 규슈올레를 만들 수 있도록 노하우를 전해준 데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이날 모찌 제조법을 전수했다. 오른쪽은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왼쪽은 현옥춘 무릉2리부녀회장. 2013.6.24 << 지방기사 참조 >>
atoz@yna.co.kr

(서귀포=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팥이 부스러질 정도로 푹 삶으면 됩니다. 부드러워지면 소쿠리에 건져놓으시면 되고요. 이 팥이 모찌 안에 넣는 앙금이 됩니다."

24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의 영농조합법인 '무릉외갓집'에서는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다.

일본 규슈 아마쿠사시로 관광협회장이자 유명 셰프인 치하라 미츠아키(55)씨가 제주올레를 찾아 지역 대표 상품인 '감귤모찌' 만드는 법을 직접 전수한 것이다. 제주올레가 규슈올레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준 고마움에 대한 답례로 성사됐다.

규슈에서도 특히 외진 지역인 아마쿠사시는 규슈올레 코스 2개가 마을을 지나며 외지 관광객 유입이 늘어나고 지역이 활성화됐다. 조용하던 마을에 카페와 가게가 생기고 인구유입도 늘어나며 마을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이에 제주올레로부터 올레길 노하우를 선물 받은 데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고자 치하라 회장이 제주올레 11코스 시작점이자 12코스와 14-1코스의 종점인 무릉리를 직접 찾아 아마쿠사시 특산물인 감귤모찌 만드는 법을 전하러 온 것이다.

행사가 열린 무릉리 역시 외지인의 발길이 잘 닿지 않던 제주 중산간의 작은 마을 중 하나였지만 올레길이 지나며 올레꾼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인구 유입도 늘어나는 등 여러모로 아마쿠사시와 비슷한 동네다.

이날 모찌 제조법을 배우러 온 무릉리 주부들은 치하라 회장의 손동작 하나하나에 눈길을 떼지 못하며 모찌 속에 넣을 과일을 다듬는 것부터 팥 앙금을 만드는 법, 떡을 반죽해 찌는 방법까지 꼼꼼히 메모하고 사진을 찍었다.

떡에 맵쌀을 쓰는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에서는 찹쌀만으로 떡을 만든다. 또한 양국의 찹쌀은 정제과정이 달라 우리나라 찹쌀로 찐 떡은 불투명한 반면 일본 찹쌀로 찐 떡은 속이 들여다보일 듯 약간 투명하다.

日 셰프, 제주에 감귤모찌 제조법 전수
日 셰프, 제주에 감귤모찌 제조법 전수

(서귀포=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24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영농조합법인 무릉외갓집에서 일본 규슈 아마쿠사 지역의 유명 셰프이자 아마쿠사시로 관광협회장인 치하라 미쓰아키씨가 무릉리 주부들에게 일본식 감귤모찌 만드는 법을 선보이고 있다. 치하라 회장은 제주올레가 규슈올레를 만들 수 있도록 노하우를 전해준 데 대해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이날 모찌 제조법을 전수했다. 2013.6.24 << 지방기사 참조 >>
atoz@yna.co.kr

재료는 조금 다르지만 설명에 따라 찹쌀떡 안에 과일과 팥 앙금을 넣어 동그랗게 모양을 내니 금세 모찌 하나가 완성됐다.

양국의 재료가 다른 만큼 반죽에 물을 좀 더 넣어보면 어떨지, 떡을 찌는 시간을 좀더 늘려보면 어떨지, 다른 과일을 넣어보면 어떨지 의논하다가 "이거 대박나는거 아냐" 하는 말이 나오자 다함께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직접 만든 모찌를 맛보니 우리나라의 떡과 비슷하면서도 팥과 과일이 어우러진 달콤한 맛이 매력적이라며 여기저기서 "맛있다" 소리가 튀어나왔다.

현옥춘(54·여) 무릉2리 부녀회장은 "모찌는 처음 만들어봤는데 어렵지 않아 금방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오늘 배운 걸 바탕으로 몇 차례 시행착오를 겪다 보면 우리나라 재료에 적합한 조리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밝혔다.

무릉외갓집은 직접 운영할 카페에서 이날 습득한 귤모찌를 선보이고 반응이 좋으면 상품화해 판매할 계획이다.

치하라 회장은 "제주올레에 직접 와 모찌 만드는 법을 알려줄 수 있어 행복하다"며 "앞서 규슈올레 개장행사에서 감귤모찌와 일본오뎅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제주에서도 인기를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은 "규슈올레 코스 중에서도 올레길을 만드는 데 민·관 모두 적극적이었던 아마쿠사시에서 오늘 직접 제주를 찾아 좋은 선물을 전해줘 고맙다"며 "무릉의 감귤모찌가 올레길을 대표하는 상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치하라 회장은 무릉리에 이어 오후에는 제주시 한림읍을 찾아 주민자치위원회에 일본식 어묵 조리법을 전달했다.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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