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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전문에 드러난 막전막후…'보고' 왜곡 시비일듯

송고시간2013-06-25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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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정례화…盧 "수시로", 金 "간다고 밝힐 필요없어"서울답방…金 "김영남, 수반으로 갈 수 있다" 의외 답변

국정원 청사.<<연합뉴스DB>>

국정원 청사.<<연합뉴스DB>>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국가정보원이 24일 기밀해제를 통해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제공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문에서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미묘한 신경전 등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내용들이 추가로 공개됐다.

◇'보고' 왜곡 논란…김계관의 북핵·6자회담 보고인 듯

노 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6자회담에 관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는데 조금전에 보고를 그렇게 상세하게 보고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밝혔다.

이는 김계관 당시 외무성 부상이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보는 앞에서 10·3 공동성명 합의 경과를 보고한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회의록 전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김 부상을 불러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따라서 노 전 대통령이 '보고'라고 말한 대목은 전후 맥락상 김계관 부상이 참석자들의 이해를 돕기위해 행한 '보고'를 뜻하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일 국정원으로부터 회의록 전문과 발췌록을 열람한 새누리당 서상기 정보위원장은 대화록에는 "대화가 아니고 보고하는 수준이었다고 보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야당이 계속해서 책임 회피로 일관할 경우 NLL 대화록 전문을 국민 앞에 공개토록 추진하겠다"며 "제 말이 조금이라도 과장됐다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정보위원들도 이 부분을 두고 '보고'라고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발췌본만 보고 실제 상황을 잘못 해석했을 가능성이 커보인다.

◇盧 "평화체제 협상 개시되면 남북미 정상 만날 수도"

= 노 전 대통령은 북미관계 정상화를 통한 정전체제 종식에 강한 의지를 표시했다. 그는 "전쟁이 종식되지 않은 상태에서 55년간 지속되는 현 상황은 청산되어야 하며 이런 면에서 북미 관계가 정상화되어야 할 것이다. 나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과 함께 우리 민족의 장래를 위해 남과 북이 주도해서 평화체제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는 것을 전 세계에 공표하게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한반도 평화체제 포럼을 출발시키는 것이 필요하며, 협상 개시에 도움이 된다면 부시 대통령이 제안한 방식대로 3국 정상이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조선전쟁에 관련 있는 3자나 4자들이 개성이나 금강산 같은 데서 분계선 가까운 곳에서 모여 전쟁이 끝나는 것을 공동으로 선포한다면 평화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될 수 있다고 이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께서 관심이 있다면 부시 대통령하고 미국 사람들과 사업해서 좀 성사시켜 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않는가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북은 10·4 선언에서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라고 합의했다.

노 전 대통령은 "남측에서 이번에 가서 핵 문제 확실하게 이야기하고 와라...주문이 많죠. 근데 그것은 나는 되도록이면 가서 판 깨고.. 판깨지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주장 아니겠습니까"라면서 "우리 국민들에게 안심시키기 위해서 핵문제는 이렇게 풀어간다는 수준의 그런 확인을 한번 해주시면 더욱 고맙겠다. 안그러면 가가지고 인제 뭐 내가 해명을 많이 해야 된다. 한 줄 들어 있으면은 가서 뭐 이렇게 간다, 이렇게 될 것 같구요"라고 말했다.

◇회담 정례화·김 위원장 답방 미묘한 신경전

노 전 대통령은 오전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이것저것 질문하고 싶은 것도 많으니까요. 오후 시간이나 잡아 주십시오"라고 얘기하면서 회담 정례화 문제도 나왔다.

노 전 대통령은 "수시로 보자고만 해주십시오"라고 하자 김 위원장은 "양 국가가 아닌 이상 한민족끼리니까 정례다, 정례합시다 이런 것은 내가 꼭 아버지 집에 설날, 음력설에 찾아가는 거는 도덕이죠. 간다, 가야 된다, 딱 밝힐 필요 없죠"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수시로? 문제가 있으면 그저 상호 일이 있으면, 호상 방문하는 거고…"라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이 "일 없으면 볼일 없다 이렇게 느껴지니까 그러지 마시고…"라고 재차 얘기하자 김 위원장은 "수시로 협의한다. 정례화라고 하면 우리 사람 다 이해 안됩니다"라면서 마지못해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다.

노 전 대통령이 "그러면 남측 방문은 언제 해 주실랍니까"라면서 답방 문제를 꺼내자 김 위원장은 "그건 원래 김대중 대통령하고 얘기했는데, 앞으로 가는 경우에는 김영남 위원장이 수반으로서 갈수 있다. 군사적 문제가 이야기될 때는 내가 갈수도 있다. 그렇게 이야기가 돼 있다"고 답변했다.

김 위원장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에서 합의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앞으로 적절한 시기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하였다'는 내용을 달리 해석한 것이다.

이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은 "아 그렇게, 우리는 전부 김정일 위원장께서 방문하시기로 약속한 것으로, 우리 국민들은 전부 그렇게 알고 기다리고 있습니다"고 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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