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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우리투자증권 러브콜…우리은행에는 '입질'(종합)

송고시간2013-06-2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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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우리투자증권 러브콜…우리은행에는 '입질'>(종합) - 1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홍정규 홍국기 기자 = 우리금융지주 민영화가 26일 우리은행, 증권, 지방은행 등 3개 그룹의 분할 매각으로 정해짐에 따라 장차 전개될 인수전을 놓고 금융권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시장에선 다음 달 매각이 시작되는 우리투자증권[005940]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다. 금융지주사는 물론 증권·보험사나 산업자본도 매수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광주 등 지방은행 그룹은 부산·대구·전북 등 다른 지방은행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장 덩치가 큰 우리은행은 현재로선 KB금융지주와 교보생명 정도가 인수 후보로 꼽힌다. 정부의 발표안대로 진행되면 내년 상반기에나 매각이 본격화해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어 추가 인수 후보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12년째 민영화에 실패한 우리금융[053000] 내부에선 이번에는 꼭 민영화에 성공하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크다. 다만, 매각 방식에 따라 대규모 구조조정이 병행될 수 있어 긴장하는 모습이다.

◇우리투자증권 놓고 금융권 '쟁탈전' 예고

이번 우리금융 민영화에서 금융권 관심이 집중되는 매물은 우리투자증권이다. 옛 LG증권 출신의 우수한 인력이 포진한 데다 소매나 투자금융(IB) 분야에서 두루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는 먼저 KB금융지주가 꼽힌다. KB금융[105560]의 계열사인 KB증권이 중소형사에 머물러 있어, 업계 상위권인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면 KB금융이 취약한 증권 부분을 단번에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의 인수전 참여 여부는 다음 달 12일 임영록 회장 내정자가 정식으로 선임되면 본격화할 전망이다.

농협증권을 계열사로 거느린 농협금융도 인수 후보로 나설 수 있다. 다만, 농협금융은 지주사 체제로 출범한 지 1년여밖에 되지 않아 조직 안정화가 최우선 과제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금융지주의 외연 확장을 농협중앙회가 허용할지도 미지수다.

농협금융 고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없지만, 우리투자증권이 매력적인 매물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086790]와 신한금융지주는 상대적으로 우리투자증권에 대한 관심이 덜하다. 각각 거느린 증권 계열사(하나대투증권, 신한금융투자)로 충분하며,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할 여력도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자금 동원력이 월등한 금융지주사가 우리투자증권을 가져가지 않더라도 증권·보험업계에서 우리투자증권에 군침을 흘리는 곳은 많다. 증권사가 가져가면 단박에 업계 1위로 뛰어오를 수 있고, 보험사가 가져가면 포트폴리오 구성이 탄탄해진다. 한국투자증권, 교보생명 등 업계 상위권 증권·보험사가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증권업계 고위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인 하이투자증권(현대중공업 계열)이나 HMC투자증권[001500](현대자동차[005380] 계열) 등이 노릴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현 정부의 '금산분리' 강화 기조가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은행 인수전도 치열…우리은행은 교보만 눈독

우리투자증권이 '관심 매물'이긴 하지만 우리금융 민영화의 요체는 아니다. 우리금융은 우리·경남·광주 등 은행 계열사가 90%를 차지하는 은행지주사로, 이들을 성공적으로 매각하는 게 관건이다.

최대 계열사인 우리은행보다 경남·광주은행을 둘러싼 인수전이 치열하다. 지역정서를 등에 업은 정치적 논리와 맞닿은 이들 지방은행 매각에는 BS금융지주[138930]와 DGB금융지주[139130], 내달 1일 출범하는 JB금융지주가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지역 상공인단체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경남은행을 놓고 부산에 기반을 둔 BS금융지주와 대구·경북에 기반을 둔 DGB금융지주가 일전을 벌일 태세다. 성세환 BS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는 "경남은행 매각 문제를 원만하게 매듭짓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고, DGB금융 관계자도 "우리에게 인수 논리와 명분이 분명하다"고 의지를 보였다.

광주은행은 JB금융지주(현 전북은행[006350] 등)가 눈독을 들이는 가운데 지역 상공인단체나 중국계 자금이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한 전북은행장은 지난 7일 "광주은행이 전북은행과 함께 한다면 호남지역의 경제적인 증대 효과는 엄청날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이나 하나 등 금융지주사가 이들 지방은행 인수를 타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현재로선 뚜렷한 근거 없는 낭설에 불과하다는 게 이들 지주사의 반응이다.

우리은행을 가져가려는 수요는 교보생명 외에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 워낙 규모가 큰데다 수익성이나 생산성 측면에서 매력이 의문시돼 유력 후보로 꼽히는 KB금융은 물론 금융지주사들마저 고개를 젓는 형편이다.

교보생명은 이번에도 인수전에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교보생명이 전략적투자자(SI)로서 경영권을 갖고 JP모건, 온타리오교직원연금 등 미국·유럽·일본계에서 최소 3곳 이상의 투자사와 사모펀드를 재무적투자자(FI)로 유치해 컨소시엄을 꾸릴 계획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우리은행을 인수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금융그룹을 만들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며 "장기적 자산운용에 장점이 많고 위험관리에 철저한 교보생명과의 시너지 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 "민영화에 최선"…KB금융 "조심스럽다"

우리금융은 정부가 발표한 민영화 방안이 성사되도록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최근 우리금융의 지주사 조직을 대폭 축소한 것이나 우리은행을 제외한 13개 계열사 가운데 11~12개 계열사의 대표를 교체키로 한 것도 민영화에 대한 의지로 해석된다.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은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정부가 뭘 좀 하려고 하면 우리금융 쪽에서 자꾸 (부정적인 방향으로) 이런저런 목소리를 내 민영화가 매번 실패했다"며 자신은 임기로 제한된 내년 말까지 민영화 성공에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우리금융 내부에서도 민영화를 이번에는 꼭 이뤄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다.

우리금융은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금융기관'이라는 멍에가 씌워진 탓에 운신의 폭이 좁고, 임직원의 급여도 다른 금융지주나 은행에 견줘 적다.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경영 통제와 감사원의 감사까지 받으며, 정치권의 입김에 가장 크게 노출됐다.

다만, 직원들 사이에선 민영화 방식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가장 큰 걱정은 구조조정 가능성이다. 정부가 이날 블록세일 가능성을 차단함에 따라 이런 우려는 현실이 될 공산이 커졌다.

우리은행 노조 관계자는 "우리은행을 매각하더라도 독자 생존할 수 있는 쪽으로 해야지, 굳이 대주주를 둘 필요가 없다"며 "다른 금융지주사에 인수될 경우 '메가뱅크(초대형은행)'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은행을 인수할 1순위 후보로 꼽히는 KB금융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현재도 은행 부문의 비중이 지나치게 큰 마당에 우리은행까지 더해지면 지점은 2천300개, 임직원은 3만7천명에 달한다.

KB금융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1인당 생산성이 낮아 임영록 내정자가 수익성 제고를 취임 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며 "우리은행 인수 추진을 공언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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