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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색전 마친 6者…북핵대화 갈림길(종합)

송고시간2013-07-0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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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까진 갈 길 멀어…北 도발로 회귀할 수도 北, 조건없는 대화 美에 요구…9·19성명 이행도 이견

ARF 외교장관회의
ARF 외교장관회의

(반다르 세리 베가완<브루나이>=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2일 오전 브루나이 반다르 세리 베가완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리트리트(소인수 비공식 자유토론)이 열리고 있다. 2013.7.2
seephoto@yna.co.kr

(서울·반다르스리브가완<브루나이>=연합뉴스) 홍제성 강병철 기자 =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무대에서 6자회담 참가국들은 북한의 핵포기 및 6자회담의 재개 조건을 놓고 치열한 외교전을 펼쳤다.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6자는 이번 ARF 기회에 잇단 접촉을 통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물밑 조율을 벌였다.

"대화를 위한 대화는 안 된다"는 한·미·일 3국의 입장은 ARF 무대에서 다시 확인됐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일 ARF 직후 기자들에게 "대부분의 장관이 북한 비핵화의 시급성과 중요성, 북한의 유엔 안보리 결의 준수를 강조했다"면서 "북한은 이런 국제사회의 엄중한 메시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북한을 압박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날 자신들의 핵개발을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탓으로 돌리며 '조선(북한)만의 비핵화'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명확히 함으로써 아무런 입장 변화가 없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의 로드맵으로 평가받고 있는 9.19 공동성명에 대해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며 후퇴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9.19 공동성명을 전면적으로 배격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적극적인 수용 의지는 없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일 3국은 9·19 공동성명 이행을 강하게 촉구해 왔다.

이 같은 한·미·일과 북한간의 입장차를 반영하듯 남북간, 북미간 외교장관의 깜짝 회동도 ARF 무대에서 이뤄지지 않았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한·미·일 3국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이 얘기하는 6자회담의 조기 재개를 한·미·일에 촉구하는 이중적인 행보를 보였다.

북한 박의춘 외무상은 이날 회의에서 자신들의 북미 고위급 회담 제안과 관련, "전제조건 없이 즉각 대화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진정성 있는 조치'를 요구하지 말고 대화 테이블에 나오라는 압박이었다.

그러나 한·미·일 3국은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정부 소식통은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 있는 조치를 통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여건이 우선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 미중, 한중 정상회담에 이어 6자회담 참여국이 모두 참가한 ARF 회의에서 각국의 입장이 충분히 파악됨에 따라 앞으로 북핵문제는 대화재개 여부를 둘러싼 제2라운드에 돌입하게 된다.

북한은 이날 대미외교와 핵협상을 총괄하는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을 러시아로 파견하는 등 한반도 정세를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 시점에서는 한·미·일과 북한간의 간극이 큰 탓에 중국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이른 시일 안에 6자회담 재개를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어느 일방이 완전히 양보하지 않는 한 평행선을 달릴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6자회담 참가국들이 대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북한과 미국의 입장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조속한 시일 내에 6자회담이 재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북한이 중국의 설득을 받아들여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입국을 허용하는 등 비핵화 사전조치의 일부를 이행하는 방식으로 나올 수 있다.

'대화 공세'로 전술을 전환한 북한이 북미 고위급 대화 성사를 위해서라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느냐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은 이날도 박의춘 외무상을 통해 북미 고위급 회담 제안을 수용할 것을 미국에 거듭 촉구하는 등 '북미 대화'에 공을 들이는 형국이다.

북한의 입장을 확인한 중국이 한·미·일 3국에 대화 재개를 위한 선결 조건의 수위를 낮추는 쪽으로 설득 작업을 벌일 여지도 있다.

그러나 북한은 자신들의 대화 전술이 먹히지 않으면 다시 도발 사이클로 회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직전인 지난달 26일 북한은 300㎜ 신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4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하기도 했다.

시기적 요인을 감안하면 이번에 조성된 대화의 모멘텀을 살리지 못할 경우 소강상태를 거쳐 10월 이후로 대화 모드가 넘어갈 수도 있다.

북한이 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 27일을 전승기념일로 대대적으로 기념하는 데다 가 8월 중하순에는 한미 연례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 9월 9일에는 북한 정권수립일이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이 6자회담 또는 북미 대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긴장수위를 높일 여지가 다는 분석이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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