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F서 남북·북미회담 끝내 '불발'
송고시간2013-07-02 19:19
북핵 문제 둘러싼 큰 입장차 반영
(반다르스리브가완<브루나이>=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한국·북한·미국의 외교수장이 브루나이에 한꺼번에 모이면서 관심을 모았던 남북 및 북미간 유의미한 접촉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9일, 북한 박의춘 외무상은 지난달 30일 각각 브루나이의 수도인 반다르스리브가완에 도착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 1일 저녁에야 이뤄졌다.
그러나 이 역시 환영 만찬 참석을 위해 대기하던 ARF 참가국 외교장관들이 서로 인사를 하는 과정에서 남북 외교수장이 스치듯 악수한 것이 전부였다. 악수를 하면서 서로 별다른 말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ARF 회의가 열린 2일도 오전 내내 같은 장소에 있었지만 별다른 접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RF 회의장 내 좌석은 대각선 방향으로 마주보는 형식으로 배치됐다.
한·미·일 3국 중에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만 박 외무상과 간단한 대화를 나눴다.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도 1일부터 하루 반나절 가량 브루나이에 체류했지만 박 외무상과는 별도의 접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명남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국장은 2일 ARF 회의 뒤 '북미간 별도의 접촉이 이뤄졌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만난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박 외무상과 전날 양자회담을 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기념사진 촬영 때도 박 외무상과 악수하면서 대화를 나눴다. 왕 부장과 박 외무상은 ARF 회의에서도 나란히 자리를 했다.
ARF에서의 남·북·미 외교수장간 유의미한 접촉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북핵 문제와 관련한 입장차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최고위급 외교채널간 만남이 성사돼도 유의미한 성과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전격적인 회동이 성사되지 않은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한미 양국은 북한에 행동으로 비핵화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으며 북한은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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