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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SK·LG·롯데 '일감 개방'에 삼성은 '관망'

송고시간2013-08-0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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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거래 계열사 총수일가 지분율 낮아 '부담 작다' 분석도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5대 그룹 중 현대차·SK·LG·롯데가 계열사에 몰아주던 내부 일감을 외부 기업과 나누겠다며 구체적인 계획을 잇달아 내놨지만 삼성은 아직 일감 개방에 대한 직접적인 입장 표명 없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도 추이를 지켜보며 일감 개방 문제의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뚜렷한 입장을 정하지는 않았다.

내부 보안에 민감한 삼성은 일감 개방으로 발생할 수 있는 보안 문제 등에 특히 신경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지난해 초 공정거래위원회의 주선으로 현대차·SK·LG[003550]와 일감 몰아주기를 자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후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에 내부거래위원회를 만들어 운영하는 등 자체 개선 노력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자제 합의 후에도 개선 정도나 속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고, 새 정부 들어 공정거래법 개정과 관련 과세 등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규제가 눈에 띄게 강화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을 제외한 주요 그룹들은 SI(시스템통합)·광고·건설·물류 분야의 내부거래를 축소하고 해당 일감을 중소기업을 포함한 외부 기업에 개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현대차[005380]는 연간 6천억원, LG는 4천억원, 롯데는 3천500억원의 일감을 나누기로 했다. SK도 목표액을 못박지 않았지만 제시한 내부거래 축소비율로 보면 일감 개방 규모는 연간 수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다른 대기업의 움직임이나 삼성이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부응해온 전례에 비춰보면, 일감 개방에 대한 삼성의 반응은 예상 밖으로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은 지난 5월 창조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미래기술육성재단을 설립하는 데 10년간 총 1조5천억원을 출연하겠다고 밝혀 정부 정책에 힘을 실어줬다. 5년간 1천700억원을 투입해 소프트웨어 인력 5만명을 양성하겠다며 정부의 벤처기업 육성의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일감 개방 문제에 대해 다른 대기업보다 느끼는 부담이 작다는 분석도 나온다.

5대 그룹 가운데 내부거래 비중이 특별히 높지 않은 편인 데다, 특히 내부거래가 빈발한 계열사에 대한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어서 일감 몰아주기를 축재 수단으로 삼았다는 비난 가능성이 덜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재벌닷컴이 공개한 일감 몰아주기 계열사의 5년간 총수일가 배당액 내역을 보면 삼성은 현대차의 10분의 1에도 못 미쳤다.

그룹마다 계열사 광고 물량을 독식하다시피 해 일감 몰아주기의 단골 사례로 지적돼온 광고회사만 해도, 삼성은 제일기획[030000]에 대한 총수일가의 지분이 없어 거래상의 특별한 하자만 없다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시행될 일감 몰아주기 규제의 주된 대상은 '총수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와의 거래'에 국한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현대차는 이노션에 대한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100%로 규제 대상이다. 정몽구 회장이 지난달 이노션 보유 지분 20%를 사재 출연 형식으로 내놓겠다고 했지만 그래도 총수일가의 잔여 지분율은 80%에 달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은 앞서 창조경제 정책과 관련해 이미 거액을 출연하겠다는 계획을 내놔 일감 개방 문제에 있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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