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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女 살인사건' 일단락…비극으로 끝난 불륜

송고시간2013-08-03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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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현직 경찰, "죽을 죄 지었다" 참회관리 책임 물어 군산경찰서장 직위해제

<그래픽> '군산 여성 실종' 용의자 행적
<그래픽> '군산 여성 실종' 용의자 행적


(서울=연합뉴스) 장성구 기자 = 지난달 24일 전북 군산에서 발생한 이모(40ㆍ여)씨 실종사건과 관련한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군산경찰서 정모(40) 경사가 충남 논산에서 붙잡혔다.
sunggu@yna.co.kr
@yonhap_graphics(트위터)

(군산=연합뉴스) 최영수 김동철 김진방 기자 = '군산 여성 살해사건'의 피의자인 전북 군산경찰서 정완근(40) 경사가 3일 사건의 전모를 밝히고 유가족에게 참회의 뜻을 나타냈다.

이번 사건은 현직 경찰관이 내연녀를 살해·유기한 뒤 열흘간 도주해 경찰 조직은 물론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군산 여성 실종사건은 결국 불륜에서 시작해 살인이란 '비극'으로 막을 내렸다.

◇정 경사, 현장검증서 "죄송하다"

전북지방경찰청은 3일 오후 살인·사체유기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정 경사에 대한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정 경사는 포승줄을 찬 채 하늘색 등산복 상의, 회색 운동복 바지 차림에 모자와 흰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다.

'군산女 살인' 경찰관 현장검증
'군산女 살인' 경찰관 현장검증

(군산=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내연녀를 살해한 전북 군산경찰서 정완근(40) 경사가 3일 군산시 회현면에서 열린 현장검증에서 시신 유기 범행을 재연하고 있다. 2013.8.3
sollenso@yna.co.kr

정 경사는 오후 4시께부터 1시간 30분가량 범행을 재연했다.

그는 2일 오후 검거 당시보다 초췌한 모습이었다.

정 경사는 군산시 미룡동 모 아파트에서 피해자 이모(40)씨를 차량에 태우는 장면으로 현장검증을 시작했다.

이후 군산시 옥구읍 한 저수지 인근 도로에 세워둔 자신의 차량에서 이씨와 임신과 위로금 문제로 다투고 목 졸라 살해하는 장면을 보여줬다.

이어 군산시 회현면 월연리의 한 폐양어장 부근 평지에서 시신의 옷을 모두 벗기고 나무패널로 덮어 유기하는 모습까지 재연했다.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 공세에 그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으나 현장검증을 마칠 무렵 "정말 죄송합니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라고 참회했다.

이 장면은 이씨의 전 남편과 주민 20여명이 바라봤다.

현장검증하는 '군산 여성 살인' 경찰관
현장검증하는 '군산 여성 살인' 경찰관

현장검증하는 '군산 여성 살인' 경찰관
(군산=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내연녀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전북 군산경찰서 정완근(40) 경사가 3일 오후 군산시 옥구읍에서 범행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 2013.8.3
sollenso@yna.co.kr

현장을 지켜보던 주민들은 "텔레비전 뉴스에서나 보던 일이 우리 마을에서 벌어질 줄 꿈에도 몰랐다"며 정 경사의 범행 재연 모습을 분노 어린 눈길로 지켜봤다.

◇피의자 "신원 확인 어렵게 하려 옷 벗겨"

정 경사는 이씨를 살해한 후 추후 신원확인을 어렵게 하려고 옷을 벗겨 시신과 함께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이씨 실종 당일인 지난달 24일 오후 8시 30분께 군산시 옥구읍 옥정리 저수지 옆 노상에서 이씨와 만나 결별과 위로금을 논의하다 언쟁을 벌였고 화가 나 목 졸라 숨지게 했다.

이어 이씨의 겉옷은 물론 속옷까지 완전히 벗긴 뒤 5km가량 떨어진 회현면 월연리 폐양어장 부근에 시신과 함께 담요와 나무패널로 덮고 달아났다.

이후 26일 밤 이곳에 다시 와 옷가지를 가져가 살해장소와 10km쯤 떨어진 군산시 대야면 검문소 인근 콩밭에 버렸다.

경찰에 따르면 정 경사는 살해 후 차에서 유기장소까지 시신을 메고 와 유리조각으로 흙과 땀이 묻은 옷을 벗겼다고 진술했다.

주검으로 발견된 군산 실종 여성
주검으로 발견된 군산 실종 여성

(군산=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지난달 전북 군산에서 실종된 이모(40·여)씨의 시신이 2일 오후 군산시 회현면 월연리 폐양계사 부근에서 나뭇가지 등으로 덮인채 발견됐다. 2013.8.3
sollenso@yna.co.kr

경찰은 정 경사가 검거된 지난 2일 밤 유기장소에서 옷이 벗겨진 상태로 심하게 부패한 시신을 수습했다.

정 경사는 피해자의 옷을 벗긴 이유에 대해 시신의 신원 확인을 어렵게 하기 위해서라고 진술했다. 또 옷이 없으면 시신 부패가 빠르다는 점도 고려했다.

정 경사는 추후 부패한 시신이 발견되더라도 외모 확인은 물론 부검이나 DNA 분석으로도 신원을 밝히는 게 어려워 범행을 숨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 것 같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실제로 시신유기 장소는 평소 거북한 냄새가 많이 나는 폐양어장 옆 평지로, 시신이 부패해도 냄새를 확인하기 어려운 곳이다.

◇피해자 임신 여부는 불확실

전북지방경찰청은 이씨 시신에 대한 부검을 마쳤지만 임신 여부를 밝히지 못했다.

경찰은 "국과수의 부검 결과 태아가 형성된 흔적은 없었고 시신의 부패 상태가 심해 임신 초기 단계인지도 밝혀낼 수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 '군산 여성 살인' 사과
경찰, '군산 여성 살인' 사과

(군산=연합뉴스) 최영수 기자 = 전북지방경찰청 허경렬 차장이 3일 오후 군산경찰서에서 '군산 여성 살인'과 관련해 사과한 후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3.8.3
kan@yna.co.kr

이씨의 임신 사실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임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씨의 통화기록과 문자메시지 등을 확인한 결과 이씨가 실종되기 전 임신을 하지 않은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이씨가 지인과 주고받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에 '7월 11일에 생리를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면서 "이씨가 생전에 주장했던 임신 주기와 메시지의 내용이 맞지 않다"고 말했다.

◇'경찰관 살인' 책임 군산서장 직위해제

전북지방경찰청은 3일 부하 경찰관이 저지른 여성 살인사건의 책임을 물어 최종선 군산경찰서장을 직위해제했다.

전북경찰청은 "이 사건이 비록 경찰관 개인의 도덕성 결여에서 비롯된 범행이지만 경찰관 신분으로 중대범죄를 저지른 데 대해 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그 책임을 물어 군산서장을 직위해제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4일께 정 경사에 대해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kan@yna.co.kr

sollenso@yna.co.kr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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