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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박테리아·CRE·CPE는 무엇인가

송고시간2013-08-04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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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1928년 페니실린이 발견돼 당시 유행하던 여러 종류의 감염병을 치료할 때만해도 인류는 항생제를 무기로 병원성 미생물과의 전쟁에서 조만간 승리할 것으로 확신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이후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는 항생제내성균(Antimicrobial Resistance·AMR)이 하나 둘씩 보고되기 시작했다. 항생제가 자주 사용되자 병원균들이 항생제에 저항하는 힘을 갖게 된 것이다.

황색포도상구균도 처음에는 페니실린으로 치료할 수 있었지만, 이후 페니실린이 잘 듣지 않아 메티실린이라는 더 강한 항생제가 개발됐다. 그러나 1961년 영국에서는 이 메티실린에도 반응하지 않는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이 발견됐다.

심지어 1996년에는 지금까지 개발된 항생제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으로 알려진 반코마이신에까지 내성을 보이는 황색포도상구균(VRSA)이 등장했다.

'슈퍼박테리아'는 이처럼 대안으로 개발된 매우 강한 항생제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균주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이번 보건 당국의 조사 과정에서 무려 13개 병원, 63명의 환자가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카바페넴계열 항생제 분해 효소 생성 장내세균(CPE)'도 슈퍼박테리아의 일종이다.

당초 카바페넴(Cabapenem)이 기존 항생제 세팔로스포린이나 베타락탐제(beta-lactamase) 등에 내성을 지닌 세균을 잡기 위한 대안으로 개발됐으나, 이 항생제에도 반응하지 않는 장내세균을 '카바페넴내성 장내세균(CRE)'라고 한다.

CRE는 일반 장내세균처럼 요로감염·폐렴·패혈증 등 다양한 감염 질환을 일으키며, 특히 주로 중환자실에 장기 입원하거나 면역체계가 떨어진 중증 환자들이 감염되기 쉽다.

특히 CRE 가운데 CPE는 항생제를 직접 분해할 수 있는 효소를 생성하는 것들로, 다른 균주에까지 내성을 전달하는 능력이 있어 의료계가 더욱 주목하는 내성균이다.

더구나 이번에 국내에서 60여명이 집단 감염된 CPE는 'OXA-232' 타입은 세계적으로도 프랑스에서 보고된 한 사례가 유일할만큼 매우 드문 종류다. 인도로부터 들어온 희귀한 슈퍼박테리아가 허술한 국내 내성균 감시·관리 체계를 쉽게 뚫고 순식간에 60명이상에게 옮겨진 것이다.

보건당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CRE와 같은 항생제내성균에 대한 감시체계를 현행 '표본감시'에서 모든 의료기관이 반드시 보고해야하는 '전수감시' 방식으로 바꿀 계획이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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