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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비정규직 정규직화 협의 노조 내분으로 차질

송고시간2013-08-25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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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협의 내용 외부세력에 알려 노노갈등…협의 불참 사태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현대자동차의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노사협의가 비정규직 노조의 내부 분란과 갈등 때문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차 비정규직지회(사내하청 노조)는 최병승 전 조합원과 천의봉 사무국장의 296일에 걸친 송전탑 고공농성 해제 후 어렵게 사측과 정규직화를 위한 실무협의를 재개했지만 회의장에도 나가지 못할 정도로 내부 마찰이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현대차와 비정규직지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열릴 예정이던 노사 실무협의가 무산됐다.

울산·전주·아산공장 등 3개 비정규직지회 집행부(실무협의 팀)가 실무협의를 앞두고 내부 조율을 하다 지회 간 마찰이 생겨 회의 불참을 통보한 것이다.

노노갈등의 결정적 원인은 철탑농성 해제 후 지난 16일 처음으로 열렸던 실무협의에서 다뤘던 내용이 외부로 유출됐기 때문이다.

당시 노사는 협의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실무협의에서 오가는 정규직화 방안과 협의에 임하는 각 지회의 입장 등이 외부에 알려지게 됐다.

공개된 내용의 핵심은 '울산·전주지회가 근속기간을 일부 인정하고, 일정 수준의 조합원이 포함된 회사의 신규채용이라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자세로 협의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울산·전주지회 현 집행부가 임기 내에 성과를 내고 마무리하려는 생각을 확고히 하고 있다'는 나름의 입장 분석과 회의장 분위기도 외부에 드러냈다.

울산·전주지회와 입장이 다른 아산지회장이 자신과 연관된 외부조직에 이런 내용과 분위기를 보고한 것이 갈등의 불씨가 됐다.

울산·전주지회 실무협의 팀은 마침내 비정규직지회 홈페이지를 통해 '(협의 내용을 공개한) 아산지회장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노사협의에서 빠지라고 요구했지만 거부하고 있다'는 글까지 올렸다. 노노간의 갈등이 공개적으로 드러났다.

실무협의 팀은 '실무협의에서는 어떤 말도 할 수 있고, 말한 내용이 모두 합의되는 것도 아니다'며 '그런데도 비공개 약속을 어겨 사측이 노조를 공격할 수 있도록 빌미를 준 아산지회장의 실무협의 참석을 반대한다'며 강경한 입장이다.

아산지회장은 '조합원을 위해 한 행동이며, 사과할 일이 아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노조원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외부조직이 아산지회장을 통해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에 개입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갈등이 표면화하자 홈페이지에는 '비정규직 3개 지회가 단결해도 힘든 시기에 외부의 조직이 개입해 분란을 조장하고 있다'거나 '외부조직이 거짓 선동을 하고 있다'는 조합원의 비난 글과 댓글이 올라오고 있다.

사태가 커지자 박현제 현대차 비정규직지회장은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쟁위대책위원회를 거쳐 교섭이 진행되지 못한 것에 대해 조합원에게 곧 보고를 드리겠다'며 봉합에 나선 상황이다.

그러나 노사간 정규직화 협의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거나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비정규직지회가 사측과 실무협의를 진행하면서 이달 안에 문제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던 터라 아산지회장의 약속 파기와 외부조직의 개입설이 협의에 찬물을 끼얹게 됐다는 분석도 있다.

현대차 관계자도 "비정규직 3개 지회가 스스로 의견을 통일하지 못하고, 약속을 어기고 협의 내용까지 외부에 알려지는 상황에서 어떻게 노조를 신뢰하고 협의를 원만하게 진행할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can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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