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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 공사에 노동자 착취…하루 1명꼴 사망

송고시간2013-09-2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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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만 심장마비 등으로 40여명 숨져'임금체불'로 붙잡아두고 '폭행'으로 일 시켜

카타르 월드컵 공사에 노동자 착취…하루 1명꼴 사망
카타르 월드컵 공사에 노동자 착취…하루 1명꼴 사망

(AP=연합뉴스DB) 냉방시설이 장착된 카타르 도하의 경기장.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카타르가 2022 월드컵 준비를 위해 수천명의 외국인 노동자를 마치 '노예'처럼 부리며 착취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6일(한국시간) ILO(국제노동기구) 보고서와 현장 취재를 통해 이같이 보도했다.

ILO가 주카타르 네팔 대사관을 통해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월4일부터 한달간 총 44명의 네팔 노동자가 월드컵을 위한 경기장과 도로, 철도 등 관련 시설 공사장에서 심장마비, 사고 등으로 숨졌다.

이 매체가 취재한 결과 네팔 노동자들은 위생과 노동 강도 면에서 매우 열악한 상황에 놓여있다.

12명이 한 방에서 생활하는가 하면 식수를 제대로 공급받지도 못한 채 50℃를 넘나드는 사막 공사판에서 일해야한다.

이런 환경 탓에 네팔 노동자들이 고국으로 돌아가려고 해도 임금 체불이 그들의 발목을 잡는다.

이들 공사에 관여하는 한 카타르 부동산 개발 회사의 관계자는 "네팔 노동자들이 도망가는 것을 막기 위해 보통 2개월치 임금을 항상 연체해둔다"고 털어놨다.

노동자들이 법적 구제를 받지 못하도록 일부 고용주들이 신분증을 압수해 돌려주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이미 네팔의 일자리 중개 회사에 큰 빚을 진 상태였고 이 빚을 갚을 때까지 무보수로 일해야 하는 처지였다.

네팔 노동자 램 쿠마 마하라(27)씨는 "아무 것도 먹지 못한 상태에서 24시간을 쉬지 않고 일하기도 한다"면서 "한 번은 항의를 했더니 건설사 직원이 나를 걷어차고 욕을 했고 나는 다른 노동자에게 음식을 구걸해야 했다"고 전했다.

카타르의 공사 인력의 90%는 이주 노동자로 이뤄져 있고 앞으로 월드컵 준비를 위해 총 150만명 정도의 인력이 동원될 것으로 전망된다.

벌써 10만명 가량의 네팔인들이 돈을 벌기 위해 카타르 땅을 밟은 상태다.

가디언은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 대회를 위해 가장 부유한 나라중 하나인 카타르가 가장 가난한 나라인 네팔 사람들을 착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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