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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살인사건 피의자 부인 자살에 인천경찰 당혹

송고시간2013-09-2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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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인천 모자 살인사건 피의자의 부인 김모(29)씨가 26일 경찰 출석을 앞두고 자택에서 자살하자 경찰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이날 오후 2시 20분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자택에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앞서 피의자 조사를 위해 김씨에게 이날 오후 1시 30분까지 인천 남부경찰서로 출석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경찰은 김씨가 출석 시간을 지나도 경찰서에 오지 않자 119구급대를 불러 김씨의 현관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갔다가 숨진 김씨를 발견했다.

경찰 안팎에서는 경찰의 허술한 피의자 관리와 무리한 수사 방식을 질타하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김씨는 이달 중순부터 기존의 태도를 바꿔 경찰 수사에 적극 협력해 왔다. 시신 유기 장소를 지목함으로써 시어머니 김모(58)씨의 시신을 찾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경찰은 그러나 김씨의 남편 정모(29)씨가 구속되자 25일 김씨를 참고인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경찰은 수사 초기부터 김씨의 공범 혐의를 두고 수사를 진행했지만 범행 내막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큰 김씨의 진술을 유도하기 위해 참고인 신분을 유지해 왔을 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경찰의 이 같은 언급은 김씨에게 강한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김씨 입장에서는 경찰이 자신을 이용해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얻자 수사의 칼날을 자신에게 겨냥한다는 느낌을 받았을 수 있다.

김씨는 유서에 "전 결백합니다. 남편이 진실을 이야기하고 자백을 하게 하기 위해 전 한달간 설득했습니다"라고 적었다.

이를 놓고 구속영장 발부 등 김씨의 신병이 확보되기 전에 김씨 혐의를 언급한 것은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지난 18일 김씨의 남편 정씨도 자택에서 심리적 압박감에 자살을 기도했던 점을 고려하면 김씨의 감정 변화에 좀 더 배려가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씨의 오빠는 이날 김씨 집에서 동생의 시신을 확인하고 "경찰의 무리한 수사 때문에 동생이 죽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해 억울한 점을 모두 밝히겠다"고 말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김씨의 입장을 최대한 고려해 수사를 진행해 왔지만 이런 일까지 벌어져 안타까울 뿐"이라며 "이번 사건과 관련한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in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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