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치적 중립은 핵심가치"…퇴임사에서 '낙엽귀근(落葉歸根)' 인용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김동호 기자 = '혼외아들 의혹'이 제기된 채동욱(54·사법연수원 14기) 검찰총장이 30일 25년 간의 검사 생활을 마감하고 공직을 떠났다.
지난 4월 4일 제39대 검찰총작직에 오른 지 180일만이며 지난 13일 사의를 표명한 때로부터 17일만이다.
채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별관 4층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의식한 듯 "최고의 가장은 아니었지만 부끄럽지 않은 남편과 아빠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조선일보 보도로 시작된 자신의 '혼외아들 의혹'이 사실무근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채 총장은 그동안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주장하며 조선일보를 상대로 법원에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자신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자 사의를 표명했고 지난 28일 박근혜 대통령이 이를 수리하면서 이날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채 총장은 이날 퇴임식장을 찾은 부인과 딸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시했다.
채 총장은 "무거운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으며 사랑하는 가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면서 "39년 전 고교 동기로 만나 누구보다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아내, 하늘나라에서도 변함없이 아빠를 응원해주고 있는 큰 딸, 일에 지쳤을 때마다 희망과 용기를 되찾게 해 준 작은 딸, 너무나 고맙다"고 말했다.
채 총장은 "여섯달 전 '국민이 원하는 검찰'로 이끌어가겠다고 다짐하며 이 자리에 섰다"면서 "저 스스로 방파제가 되어 외부의 모든 압력과 유혹을 막아내겠다는 약속도 드렸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저의 모든 것을 걸고 약속을 지켰다"고 자평했다.
수사검사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해 옳다고 믿는 의견은 반드시 지켜주는 한편 나오는 대로 사실을 밝혀 있는 그대로 법률을 적용하는 자세로 일관했다고 채 총장은 자부했다.
그는 "불편부당하고 공정한 검찰, 정치적으로 중립된 검찰, 실력있고 전문화된 검찰, 청렴하고 겸허한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고자 했다"면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수사 공정성을 지키는 것은 준사법기관인 검찰이 반드시 실천해야 할 핵심가치이며 국민 신뢰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4월 이 자리에서 충무공의 비장한 심경을 언급했고 오늘 이 순간 공(公)의 마지막 모습을 떠올린다"면서 "진리는 반드시 따르는 자가 있고 정의는 반드시 이기는 날이 있다. 여러분이 지혜를 모으고 힘을 합쳐 의연하게 나아가면 반드시 '국민이 원하는 검찰'로 우뚝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총장 채동욱은 여기서 인사를 고하지만 이제 인간 채동욱으로서 여러분과 영원히 함께 하겠다"고 말한 채 총장은 '낙엽은 뿌리로 돌아간다'는 의미를 담은 '낙엽귀근(落葉歸根)'이라는 말을 인용한 뒤 "낙엽은 지지만 낙엽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채 총장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검찰가족 여러분, 그동안 참으로 고마웠습니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퇴임식 단상에서 내려왔다.
서울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나온 채 총장은 1988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해 대검 마약과장, 서울지검 특수2부장, 대검 수사기획관, 법무부 법무실장, 대전고검장, 대검 차장검사, 서울고검장을 거친 뒤 지난 4월 4일 제39대 검찰총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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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13/09/30 12:1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