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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백양로 개발' 교수-학교 협의 끝내 결렬(종합)

송고시간2013-10-3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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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수 원안에 동의" 성명…교수대표 "합의 강요했다" 반발

(서울=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연세대의 캠퍼스 개발사업 '백양로 재창조 프로젝트' 공사를 원안대로 진행할지를 결정하기 위한 학내 구성원 간의 협의가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구성 한 달여 만에 결국 결렬됐다.

30일 연세대에 따르면 학교 측은 전날 성명을 내고 "(학내 구성원간) 협의체는 학교가 추진 중인 백양로 재창조 사업계획을 존중하기로 했다. 교수대표와 합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29일 부로 해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협의체는 학교 본부가 교직원, 학생, 동문의 의견을 수렴하는 기구를 구성하도록 하고 반대 교수들에게 (시위 텐트를) 자진 철수할 것을 권고하기로 했다"며 반대 교수를 배제하고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백양로 재창조 프로젝트를 두고 학내 갈등이 빚어지자 학교 측은 교수, 교직원, 학생, 동문, 학교 측 대표로 구성된 협의체를 구성하고 지난 8일부터 지금까지 총 4차례에 걸쳐 협의회를 개최했다.

학교 측의 이 같은 성명에 교수평의회 소속 교수들은 "협의체는 애초 협의를 위한 것이 아닌 공사 강행을 위한 꼼수였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조한혜정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협의체 성명은 절차·내용상으로 심각한 결함이 있다"며 "협의체에 믿음을 갖고 협조했던 교수로서 매우 참담하다"고 말했다.

협의 과정에서 동문 대표들이 모욕적이고 강압적인 말과 행동으로 회의를 파행으로 몰고 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협의회에 참석한 한 교수는 "학교 안에 대해 반론을 펴니 동창회 간부가 찻잔을 탁자에 내리치며 '당신이 1만원이라도 내봤어'라며 합의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교수는 "교수들이 주차장을 야구장 지하에 만드는 안을 대안으로 내놨더니 '경영학과 교수가 이 정도 안 밖에 못 만드느냐'라며 모욕을 줬다"고 말했다.

교수평의회 소속 교수 2명은 이런 강압적 분위기에 반발, 회의 도중 퇴장했다.

학교 측은 교수평의회 대표들이 퇴장한 상태에서 구두로 각 주체로부터 '원안에 결정적 하자가 없다'는 내용에 대해 동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수평의회 측은 조만간 학교 성명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총장 퇴진운동을 포함, 프로젝트가 원안대로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한 다양한 수단을 검토할 방침이다.

홍복기 행정·대외부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처음부터 협의체는 의결기구가 아니고 논의는 이달 말까지 마무리하는 것으로 정했다"며 "마지막 날에는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 30분까지 끝장 토론을 통해 학생·교직원·동문이 동의한 결론을 문서로 정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장은 "공사가 늦어지면서 하루 1억5천만원의 지연금이 발생하고 있다"며 "11월부터는 공사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더는 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연세대는 900여억원을 들여 2015년 5월까지 백양로에 지상 1층, 지하 4층의 공간을 조성하기로 하고 지난달 중순 착공했다. 일부 교수와 학생들은 이 공사가 백양로의 역사적·생태적 가치를 무시한 채 졸속 추진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ro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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