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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썰매에 체중 20㎏씩 불려 실은 '봅슬레이의 꿈'

송고시간2013-12-18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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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우리 선수들이 지난 3년간 최소 20㎏씩 몸무게가 늘어났습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향해 순항 중인 한국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이 귀국한 18일 인천국제공항.

카트에 한가득 짐을 쌓아 입국장으로 들어서는 대표팀 선수들은 한눈에 보기에도 중량급 투기 종목 선수들을 연상시킬 정도로 체격이 좋아져 있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 선수들은 해외 정상급 스타들에 비하면 호리호리한 편이었지만, 이제는 나란히 서도 크게 뒤지지 않아 보일 만큼 몸이 좋아졌다.

올 시즌 아메리카컵과 대륙간컵 등에서 연달아 메달 행진을 벌인 비결에는 이렇게 한결같이 좋아진 체격이 있다.

봅슬레이 대표팀의 이용 코치는 "2011년부터 올해까지 3년 동안 선수들의 몸무게가 최소 20㎏씩 불어났고, 스타트 기록은 적어도 0.2초씩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살을 빼는 것이 중요한 다른 종목들과 달리 봅슬레이는 '기준 중량'이 있기 때문에 선수들의 무게가 많이 나갈수록 유리하다.

썰매와 선수들의 무게를 더한 값이 기준 중량에 모자라면 그만큼 썰매 안에 추를 넣어 기준을 채우고 출발해야 한다.

썰매가 무거울수록 스타트 기록이 나빠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선수들의 늘어난 몸무게가 미는 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4인승 대표팀 푸시맨으로 참가할 때와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귀국한 파일럿 김동현은 "지난 올림픽 이후 체중을 불리려 많이 먹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며 웃었다.

그는 "모든 선수가 5∼6끼씩 먹으며 훈련량은 2배로 늘렸다"면서 "근육량도 늘어나고 체격에서도 밀리지 않게 됐다"고 자평했다.

또 다른 파일럿인 원윤종도 "스테이크는 비싸서 많이 못 먹었다"고 웃으며 "뷔페식으로 나오는 숙소 조식을 따로 챙겨 나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스타트 기록이 중요한 스켈레톤도 추진력과 가속도를 키우려면 살을 찌워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스켈레톤 대표팀의 조인호 코치는 올 시즌 사상 처음으로 아메리카컵과 대륙간컵에서 메달을 획득한 신예 윤성빈을 두고 "지난해 75㎏이던 선수가 지금 87㎏으로 늘었다"면서 "노력을 많이 하고 운동신경도 좋아 스타트와 스피드가 늘었다"고 칭찬했다.

윤성빈은 "하루 8끼씩 쉬지 않고 먹었다"면서 "먹는 것을 좋아하는데 싫어질 정도"라며 웃었다.

이런 선수들의 노력에 날개를 달아준 것은 새 썰매다.

특히 봅슬레이는 4인승 썰매가 1억2천만원, 2인승 썰매가 1억원에 달해 돈이 많이 드는 종목이다. 한때 대표팀에 썰매가 없어 국제대회에서 늘 다른 팀 것을 빌려타곤 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올 시즌을 앞두고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은 4인승과 2인승 썰매를 하나씩 추가로 들여놓았다.

그 결과 이제는 남자 4인승 두 팀과 2인승 두 팀, 여자 2인승 한 팀이 각각 자신들의 썰매로 레이스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이용 코치는 "이제는 각자의 장비를 세팅할 수 있어 선수들의 기록도 더 좋아졌다"면서 "월드컵에서의 스타트 기록이 10위권까지 올라갔다"고 말했다.

원윤종도 "장비가 갖춰지면서 푸시 능력이 세계 상위권 수준까지 올라갔다"면서 "이번 시즌 배운 것을 바탕으로 드라이빙 능력도 더 기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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