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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남부 잇단 테러로 소치 올림픽 안전 비상

송고시간2013-12-2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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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과부' 3개월새 두 차례 자폭테러…보안 당국 긴장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소치에서 크게 멀지 않은 러시아 남부 지역에서 잇따라 폭탄 테러가 발생해 올림픽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29일(현지시간) 소치에서 약 700km 떨어진 남부 도시 볼고그라드 기차역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는 올림픽 개최를 방해하기 위한 이슬람 반군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지 수사당국에 따르면 이날 폭발 사고는 사람들이 붐비는 역사 입구에서 일어났다. 몸에 폭탄 벨트를 찬 자폭 테러범이 역사 안으로 들어가려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폭발물 탐지를 위한 금속탐지기 앞에서 벨트를 작동시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테러 용의자가 여성으로 알려져 이슬람 반군 소속 '블랙 위도우'(검은 과부)의 자폭 테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검은 과부'는 러시아 연방 정부의 반군 소탕 작전에서 남편이나 친인척을 잃고 복수 차원에서 자폭 테러를 감행하는 이슬람 여성들을 지칭한다.

볼고그라드에선 지난 10월 21일에도 '검은 과부'의 자폭 테러가 발생한 바 있다. 승객들이 붐비던 버스 안에서 30세 여성 나이다 아시얄로바가 몸에 차고 있던 폭발물을 터뜨려 7명이 사망하고 40여 명이 부상했다.

조사 결과 자폭 테러범 아시얄로바는 남부 이슬람 자치공화국인 다게스탄 수도 마하치칼라를 근거지로 활동하는 테러 단체 소속 반군 드리트리 소콜로프의 내연녀로 알려졌다.

러시아 보안부대는 11월 16일 다케스탄 공화국에서 특수 작전을 벌여 소콜로프와 5명의 이슬람 반군을 사살했다. 소콜로프는 사살되기 전 협상과정에서 자신이 볼고그라드 버스 테러에 이용된 폭발물을 제작했으며 자신의 아내인 아시얄로바가 그것을 터뜨렸다고 시인했다.

지난 11월 1일에는 볼고그라드에서 멀지 않은 남부 도시 스타프로폴에서 폭발물 벨트를 차고 있던 30세 여성이 경찰 검문 과정에서 체포되기도 했다.

러시아 연방으로부터의 분리·독립 운동을 멈추지 않고 있는 체첸, 다게스탄 등의 이슬람 반군은 소치 올림픽 방해를 공공연히 선언해왔다.

연방군의 강력한 소탕 작전으로 세력이 크게 약화한 반군들은 소치 올림픽을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보고 행사 기간을 전후해 대규모 테러를 저지를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특히 소치가 이슬람 반군의 분리주의 테러활동이 빈번한 체첸, 다게스탄 공화국과 인접해있어 올림픽 보안에 대한 우려가 높다.

러시아의 최대 이슬람 반군 지도자인 도쿠 우마로프는 지난 7월 "전력을 다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을 막아달라"는 내용의 동영상 호소문을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러시아 당국은 세계 각국 정보기관과 협력해 소치 올림픽을 가장 안전한 올림픽으로 치르겠다고 공언해 왔지만 올림픽 개최지에 인접한 남부 지역에서 잇따라 테러가 터지면서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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