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인터뷰> 문용린 서울시 교육감

송고시간2014-01-05 05:45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문용린 "꿈을 주는 교육감 되고 싶어"
문용린 "꿈을 주는 교육감 되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문용린 서울시 교육감은 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에게 꿈을 주고 싶은 교육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2014.1.5 << 서울시교육청 제공 >>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문용린 서울시 교육감은 지난 한해 혁신학교, 학생인권조례 등에 발이 묶인 것을 가장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교육청 사상 처음으로 예산안을 부동의한 것과 관련해선 "우선 순위를 무시한 증액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도 "대법원 제소까지 가는 상황은 가급적 피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내내 행복과 꿈을 강조한 문 교육감은 "꿈이 있다면 꿈을 향해 움직이게 돼 있다"며 "학생들에게 꿈을 주는 교육감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문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취임 후 1년가량이 지났는데 가장 큰 성과와 아쉬운 점을 꼽자면.

▲아쉬운 점은 혁신학교, 학생인권조례 등의 문제로 1년간 너무 끌려 다닌 것이다. 과거의 일에 시간을 많이 쏟았는데 이를 좀 더 생산적으로 썼으면 좋았을 것 같다.

성과는 교육계에 '행복', '꿈과 끼'라는 화두를 던진 것이다. 교사, 학부모, 학생들이 성적에서 벗어나 행복, 꿈과 끼, 진로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서울교육이란 항공모함이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워주는 쪽으로 조금씩 방향을 튼 것 같다.

--올해 교육예산을 서울교육청 사상 처음 부동의했는데.

▲시의회가 교육청이 지난 1년간 학교장, 교육장과 협의해 짠 우선순위를 무시하고 시급하지 않은 지역구 사업예산을 증액한 건 동의할 수 없다.

--정책을 추진하는데 어려움이 예상되는데 부동의 이후 대응책은.

▲재의 요구를 해도 똑같이 재의결하면 대법원에 제소하는 방안이 있는데 이러면 6개월은 족히 걸린다. 우리로서는 대법원 제소는 최후의 수단으로 가급적 하지 않으려고 한다. 재의요구를 한 뒤 어떻게 진행될지는 사실상 의회에 달렸다.

--서울학생인권조례 개정안을 내놨는데 무엇에 중점을 뒀나.

▲학교라는 공간은 특수성이 있다. 학생들은 미성년자이므로 어른들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고, 학교는 교육하는 곳인 만큼 학생이 옳지 못한 행동을 한다면 지도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현재는 학생이 담배를 피우는 게 확실해 보여도 교사는 조례 때문에 소지품 검사를 할 수 없다.

교사는 소신 있게 학생의 행동이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되면 적극적인 지도해야 한다고 본다. 이런 의미에서 교사가 학칙에 따라 보다 적극적으로 학생을 지도할 수 있게 조례를 개정했다.

--'곽노현 전 교육감 지우기'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는 게 목표지 '누가 만든 정책이기 때문에 없앤다'는 식의 단순한 발상을 하고 있지 않다. 혁신학교나 학생인권조례 등은 그 자체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개선하려는 것이다.

--'스마트교육 실험학교'를 추진한다고 밝혔는데 어떤 구상을 하고 있나.

▲전통적인 교실에 스마트 기기만 있다고 스마트교육이 아니다. 교과서로 수업하고 숙제를 내주고 중간·기말시험으로 평가하는 기존의 수업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교육을 생각하고 있다.

예컨대 교사가 원하는 수업 방식에 맞춰 전자칠판, 영상, 로봇 등을 갖추는 거다. 그리고 아주 밀도 높은 수업을 해서 숙제를 낼 필요가 없도록 해야 한다. 또 시험을 보지 말고 수업 중 학생의 집중도, 참여도, 성취도 등을 스마트 기기로 집계해 평가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나아가 이런 학교가 만들어지면 외국에서 아예 '학교 플랜트'를 사가려는 수요가 생겨 새로운 수출 동력이 될 수 있다. 이는 창조경제와도 연결된다.

--학생들이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를 붙이는 문제에 대한 교육감의 생각은.

▲대학과 중·고교는 다르다. 학교 내에서의 모든 행동은 교육적 지도가 필요하다. 학생들이 학교, 교사에 대한 의사표현은 다양하게 할 수 있지만 만약 그 내용이 정치적 이슈에 관한 것이라면 학교의 지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물론 학생은 표현의 자유가 있지만 그 내용이 사실인지, 증거가 있는지, 학생 고유의 생각인지 등을 따져보고 교사의 지도 아래 의사표현이 이뤄져야 한다. 대학이나 일반 사회의 대자보와는 다르게 학교에서는 교육적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오는 6월 교육감 선거에 출마할 의향은.

▲오는 3월 말이 되면 결정해야 할 것이다. 그때까지 상황과 여론 등을 잘 보고 그때 가서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

--교육감 선거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직선제는 한국 사회에서 진화해온 제도라고 생각한다. 교육은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어야 하는데 일각에서 말하는 시장-교육감 러닝메이트도 정치적 중립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간선제는 교육계 내부를 어지럽히고 시민에게 점점 고립되는 문제가 있었다. 다만, 직선제는 선거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교육감은 정당 지원이나 정치후원금을 받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국가가 선거에 드는 비용을 보전해주는 선거공영제로 가는 게 맞는다고 본다.

--올해 교육감으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공부를 잘해야 꿈이 있는 게 아니라 꿈이 있어야 공부를 한다'는 신념으로 지난해 독서교육, 중1진로탐색 집중학년제 연구학교에 많은 애정을 기울였다. 올해도 '꿈, 희망, 비전'을 기본적인 기조로 이런 정책을 확대해 나가려고 한다. 또 중학생들에게 꿈을 키워줬다면 고등학생은 꿈을 실현해주자는 취지에서 거점학교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새해를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학창시절은 미래를 준비하는 기간이라 따분할 수 있다. 그러나 꿈이 있으면 꿈을 향해 몸과 마음이 움직이게 돼 있다. 전 세계 3만개 직업이 있다고 한다. 이는 3만개의 꿈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꿈을 가지고 학생들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목표이고, 나는 학생들에게 꿈을 주는 교육감이 되고 싶다.

eun@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