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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훈씨, 최후진술에서 '탄식·냉소·비판'

송고시간2014-01-1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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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강씨 잘못된 행위 판결문에 자세히 적시해야"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의 당사자 강기훈씨 << 연합뉴스 DB >>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의 당사자 강기훈씨 << 연합뉴스 DB >>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동료의 자살을 방조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재심 기회를 얻어 22년 만에 다시 법대 앞에 선 강기훈(50)씨의 최후진술에는 탄식과 냉소와 비판이 가득했다.

강씨는 최후진술서에서 "나는 유서를 대신 쓴 적이 없고 꿈에라도 동료의 죽음을 부추기거나 비인간적인 상상을 해본 적이 없다"며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강씨는 "세상은 달라지지 않았다. 오늘을 사는 민초들에게 하루하루는 충분히 지옥 같다. 권력자들의 뻔한 거짓말에 지치고 삶은 고달프며 상식을 갖고 살기가 여전히 버겁다"고 말했다.

비관적인 세계관을 드러내는 탄식과 냉소다. 강씨는 이어 재판부에 슬프고 억울한 감정을 주로 털어놓는 여느 재심 청구인과 달리 강한 어조로 사법부와 검찰을 비판했다.

강씨는 "재심 법정에서도 과거 주장을 되풀이하는 검찰에 한 마디 남기고 싶다"며 "진정한 용기는 잘못을 고백하는 것이고 국민의 자랑거리가 돼야 할 검찰이 조롱거리가 된 현실의 책임은 검찰 스스로에게 있다"고 말했다.

강씨는 "원심 재판장의 천박한 태도는 입에 담고 싶지도 않다"며 "이번 재판이 대한민국 수사기관과 사법절차가 어느 수준인지 가늠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강씨는 자신의 수사를 담당했던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들이 모두 영전했고 아직 현직에 있는 사람도 있다며 실명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검찰은 "사정을 잘 모르는 국민은 검찰과 사법부가 합작해 억울한 사람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며 "강씨의 잘못된 행위를 재심 판결문에 자세히 적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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