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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7년전 형제복지원 인권유린 사건 대책회의

송고시간2014-02-12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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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현황자료 확보 나서…특별법 제정돼야 진상규명 가능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정부가 27년 전 부산 형제복지원 인권유린 사건에 대한 관계기관 실무 대책회의를 열고 관련 자료 수집에 나섰지만,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정부는 일단 관련 특별법이 제정돼야 진상 규명이나 피해보상 등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안전행정부는 12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보건복지부, 부산시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규명 대책위원회'와 처음으로 실무대책회의를 열어 피해 현황 관련 자료가 있는지 파악하고, 기관별 입장을 확인했다.

김장회 안행부 자치행정과장은 "정책판단을 하는 수준의 회의가 아니라 관계기관에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현황과 관련해 어떤 자료가 있고, 서로 어떤 입장인지 실무차원에서 논의하는 자리였다"면서 "안행부도 복지부도 관련자료는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안행부는 국가기록원 또는 다른 기관 등에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현황 관련 자료가 있는 지 확인할 계획이다.

정부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이나 피해보상을 추진하려면 국회에서 관련 특별법 제정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약 3천명을 수용한 전국에서 가장 큰 부랑인 수용시설이었던 부산시 진구 당감동의 형제복지원에서 1975∼1987년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명목으로 거리에서 발견한 무연고 장애인과 고아 등을 끌고 가 불법 감금하고 강제노역과 구타, 학대, 암매장을 한 인권유린사건을 말한다.

이 사건은 1987년 3월 탈출을 시도한 원생 1명이 직원의 구타로 사망하고 35명이 집단 탈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그러나 박인근 형제복지원 이사장은 재판 끝에 징역 2년 6개월의 형을 받는데 그쳤고 원생들에 대한 불법구금, 폭행, 사망에 대해서는 기소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1975년 12월 안행부의 전신인 내무부는 '부랑인의 신고 단속 수용 보호와 귀향 및 사후관리에 관한 업무처리 지침'을 훈령으로 제정하면서 형제복지원에 최대 3천146명이었던 수용인원을 기준으로 연간 20억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했다.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규명 대책위원회 공동대표와 사건 피해자 28명은 작년 12월 국가인권위원회에 국가를 상대로 인권침해에 대한 진상 조사와 보상 대책을 요구하는 진정을 냈다. 인권위는 이 사건이 1년 내 사건이 아니기 때문에 각하했지만 의견 표명을 할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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