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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쩍쩍'…"도망가"…13초 만에 체육관 붕괴(종합)

송고시간2014-02-2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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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에 담긴 '리조트 붕괴' 사고 순간 재구성

리조트 사고 현장 감식
리조트 사고 현장 감식

(경주=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경북 경주의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와 관련해 지난 19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찰 과학수사팀, 한국시설안전공단, 한국강구조학회 관계자로 구성된 합동현장감식팀원이 사고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경주=연합뉴스) 손대성 최수호 기자 = "쩍∼쩍, 도망가·빨리, 나가…."

지난 17일 밤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이 붕괴하는 순간. 부산 외국어대 신입생 환영회를 하던 체육관은 비명으로 가득찼다.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내지른 외마디 소리는 사고 당시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체육관 안은 지붕이 무너지고 13초만에 아수라장이 됐다.

즐거운 신입생 환영회가 순식간에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아비규환의 현장으로 바뀌었다.

경찰은 20일 수사브리핑에서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사고 장면을 찍은 동영상을 복구했는 데 사고 순간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가 발생한 날 이벤트 업체 직원이 체육관 중앙 부분에 영상 카메라를 설치해 신입생 환영회 무대상황 전반을 찍은 것이다.

사고 직전 체육관에서는 이른바 '커플 게임'을 진행했다.

무대 위에 있던 남학생들이 무대 밑으로 뛰어들어 마음에 드는 여학생들을 데리고 다시 올라가서 '라면 이름'을 맞히는 게임이다.

이때만 해도 즐거운 오락 시간이었다.

그러나 게임을 위해 남학생들이 뛰어내려 가던 오후 9시 5분께 무대 뒤편 지붕에서 '쩍쩍'하는 소리가 났다.

이 소리에 무대 사회자는 위를 쳐다봤다. 이 순간 지붕 왼쪽과 오른쪽이 'V'자 형태로 동시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100여명이 있던 체육관 안은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다.

학생들은 흩어져 무대 맞은편 출입문, 오른쪽 벽면에 있는 또 다른 출입문 등으로 달리고 또 달렸다.

카메라는 여전히 무대를 비추고 있다.

그러다가 13초 만에 지붕이 완전히 무너졌다.

이는 구조된 학생들이 "소리가 난 뒤 10여초 만에 지붕이 붕괴했다"고 진술한 내용과 같다.

학생들이 대피할 틈이 없었다. 실내 조명도 모두 꺼졌다. 동영상 화면에는 체육관 안은 온통 컴컴하다.

"어어어, 도망가, 빨리 빨리, 나가…." 곳곳에서 울부짖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불과 13초 만에 10명이 숨지고 105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경찰은 아직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데다 유가족의 상처를 덧내지 않고 국민이 불안하지 않도록 동영상을 공개하지는 않기로 했다.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건 수사본부 관계자는 "동영상을 공개하지 않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했다"며 "사고원인과 당시 상황을 정밀하게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sds123@yna.co.kr,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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