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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사태>中, 러시아 편들지 않는 이유는?

송고시간2014-03-0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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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중국은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서는 '중립'을 유지한 채 러시아 편을 들지 않고 있다.

중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벼랑 끝 전술에 동조하지 않고 있으며 러시아는 믿었던 중국이 침묵을 지키면서 사실상 외교적으로 고립무원 상태에 빠졌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 발생후 지금까지 외교부 대변인 발표를 통해 사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바란다는 원칙적 태도만을 보였을 뿐 러시아를 두둔하거나 옹호하는 쪽으로 해석될 만한 발언을 삼가는 등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푸틴 대통령과의 지난 4일 전화통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중국 관영매체들이 우크라이나의 민주주의 세력에 비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서방이 우크라이나 혁명을 조장했다는 의미를 함축한 정부 발표도 나왔지만, 이는 기본적으로 공산당 일당지배체제를 유지하고 서방과 패권경쟁을 해야 하는 중국 자체의 필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이 지난 4일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견할 계획이 없다고 선언하는 등 유화적 태도로 전환한 데는 이런 외교적 고립상태에 대한 고려가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경제잡지 포춘이 5일 평가했다.

포춘의 분석으로는 중국이 러시아를 편들지 않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외교적으로 '주권 국가에 대한 내정 불간섭 원칙'을 고수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그간 인권문제나 인종분규를 놓고 미국 등 서방국가가 비난하면 '내정 불간섭' 원칙을 내세워 반박해 왔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를 지원하고자 오랫동안 지켜온 원칙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은 실용주의적인 중국으로서는 득보다는 실이 많다고 계산했을 것이라는 풀이다.

중국의 태도에는 또 우크라이나 사태의 지정학적 요소와 경제적 이해관계에 대한 고려가 담겨 있다. 시 주석 등 중국 지도부는 우크라이나 문제를 놓고 러시아 편에 붙어 서방과 대치하면 막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국은 실질적인 지정학적 이해가 그다지 많지 않은 지역에서 불필요하게 미국과 적대하면서 위험한 상황에 빠져드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다. 중국은 또 러시아의 편을 들면 미국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영토분쟁에서 일본 지원을 더욱 강화하는 결과를 불러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더 나아가 중국으로서는 푸틴은 그다지 믿을만한 상대가 아니라고 포천은 지적했다. 푸틴은 중국에 대한 첨단무기 수출을 제한해 왔으며 에너지 자원 공급을 늘리겠다는 약속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중국은 우크라이나와 경제적 이해관계가 적지 않다. 양국간 교역 규모는 연간 약 100억 달러에 이른다. 중국은 또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사회기반시설, 농업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2013년 중국 국가개발은행은 우크라이나 에너지부에 37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했으며 또 다른 정부기관은 우크라이나 국영 식품 및 곡물 회사와 26억 달러 규모의 투자에 합의했다.

지금은 탄핵당한 빅토르 야누코비치가 지난해 대통령으로서 중국을 방문했을 때 양국은 총 300억 달러에 이르는 계약과 투자의향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서방이 지원하는 임시정부가 우크라이나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한다면 중국의 이러한 투자와 미래 사업 기회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중국으로서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가장 현명한 대책은 중립지대에 가만히 앉아 먼지가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라고 포춘은 평가했다.

s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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