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인기 추락 사건에 나흘째 '침묵'…왜
송고시간2014-04-04 10:46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북한이 최근 파주, 백령도에서 잇따라 추락한 무인기와 관련해 며칠째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군 당국이 백령도에서 정체불명의 무인기를 수거해 정밀 감식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1일부터 무인기가 '북한제'일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4일 오전까지 북한 매체에서는 이와 관련된 언급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국방부는 지난달 24일 파주에 떨어진 무인기도 북한제로 추정했다.
무인기 추락 사건을 놓고 수도권 방공망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남한은 시끄럽지만 북한은 침묵을 지키는 셈이다.
북한이 3일 조선중앙TV로 천안함 사건이 조작됐다는 대담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등 최근 4주년을 맞은 천안함 사건에 대한 남한 정부의 발표를 적극적으로 반박하는 모습과 비교된다.
북한이 무인기 사건에 침묵하는 배경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북한이 우리 군당국의 발표를 반박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국방부는 백령도에서 추락한 무인기가 군사시설이 있는 소청도와 대청도를 사진 촬영했다고 밝혔다.
파주에 추락한 무인기의 경우 엔진 배터리에서 북한말로 날짜를 의미하는 '날자'라는 단어가 발견됐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 무인기라는 사실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에 북한이 언급하기 어려운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북한이 무인기를 자신들이 보냈다고 인정할 가능성도 작아 보인다.
남한을 겨냥한 군사적 행위를 직접 인정하는 것이 남북관계에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무인기 추락에 침묵하는 것은 간접적으로 시인하는 것"이라며 "다만 미국의 무인정찰기를 국제적 범죄라고 비난하면서 간접적으로 부인할 개연성은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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