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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침몰> 사고 또 사고…수학여행 문제점(종합)

송고시간2014-04-16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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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단체여행 대신 소규모 체험학습 전환해야"

<여객선침몰> 침몰하는 세월호
<여객선침몰> 침몰하는 세월호

(인천=연합뉴스) 16일 전남 진도해역에서 인천∼제주행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 325명이 탄 여객선이 16일 오전 침몰하는 대형사고가 났지만 학생들의 단체여행 사고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사설 해병캠프에 참가한 공주사대부고 학생 198명 가운데 5명이 파도에 휩쓸려 숨지는 등 수학여행이나 체험학습을 떠난 학생들이 사고로 목숨을 잃는 일이 반복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대규모 단체여행이 사고를 부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오후 '안산 단원고 사고대책 종합상황본부'를 꾸린 경기도교육청은 이번 사고에 대한 수습이 끝나는 대로 수학여행에 대한 교육청 차원의 지침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 학년 전체가 함께 떠나는 수학여행 대신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연관된 분야를 미리 경험할 수 있는 체험학습을 적극 권장하고 우수사례를 모아 각 학교에 전달할 방침이다.

양운택 경기도교육청 교수학습과장은 "기존 수학여행은 학생 수만큼 변수도 많아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진로와 연결된 체험학습을 진행하면 그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만 참여하게 돼 소규모 여행이 가능하고 교육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 과장은 "건강문제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전원이 참석해야 하는 분위기도 문제가 있다"며 "학생 개인에게 최대한 자율권을 보장해 참석 여부를 자유롭게 결정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엿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 여행 전 교사와 학부모의 현장 답사를 의무적으로 규정하는 등 안전을 강조한 '수학여행·수련활동 등 현장체험학습 운영지침'을 각 학교에 보급했지만 여행 인원 등에 대해서는 별다른 권고사항을 담지 않았다.

전국교직원노조 김주영 경기지부장도 대규모 단체여행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지부장은 "그동안 다수 학생들이 대여섯대의 버스에 나눠 타 동시에 이동하면서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했고 통제가 어려워 숙소에서도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다"며 "학급 단위로 주제를 정해 떠나는 테마여행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학교들이 대규모 단체여행을 선호하는 이유로는 비용 절감이 꼽혔다.

전국교직원노조 전북지부 오동선 정책국장은 "많은 인원이 갈수록 여행사 등에서 큰 폭으로 할인을 받기 때문에 대부분 학교에서 학년 단위로 수학여행을 진행하는데 학급 단위로 여행 인원을 줄일 필요가 있다"며 비용 절감보다 안전을 강조했다.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 장병문 회장도 "(비용과 안전 등)문제가 있다면 대규모 단체여행을 아예 진행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라며 "사고 위험을 줄이면서도 학습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교육 현장에서 대규모 단체여행에 대한 자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학교는 이미 기존 수학여행과는 다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수원 수일중학교는 지난해부터 1, 2학년은 진로탐색여행, 3학년은 대학탐방으로 수학여행을 대신하고 있다.

1, 2학년은 외부강사를 초빙해 진로적성검사를 받게 한 뒤 검사 결과를 토대로 담임교사와 토의를 거쳐 국회, 법원, 방송국 등 장소를 정해 학급별로 진로탐색여행을 떠나고 3학년 역시 학급별로 다른 대학교 탐방에 나서는 식이다.

지영미 교감은 "주 5일제가 도입되면서 제주도를 비롯한 대부분 수학여행 장소는 이미 다녀온 학생들이 많다"며 "안전사고 위험이 적을뿐더러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전시교육청은 이번 사고와 관련, "학생들이 대규모로 참여하는 수학여행·현장체험학습·수련활동 등의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하라"고 일선 학교에 긴급 지시했다.

도내 초·중·고 가운데 올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갔거나 예정인 학교가 76개교인 충남도교육청도 "학생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현장체험학습을 추진하고 안전 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zorb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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