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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천후 속 이틀째 실종자 수색…선내 진입 실패(종합3보)

송고시간2014-04-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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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헬기 수색 잠정 중단해경 "선장, 어선법 위반한 것으로 본다"

악천후 속 필사의 수색
악천후 속 필사의 수색

(진도=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17일 오후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3km 앞 해상에서 해경과 중앙119, 해상구난 민간업체 수중다이버들이 선내 진입을 위한 탐색선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진도=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여객선 침몰 사고 발생 이틀째인 17일 실종자 수색작업이 오후들어 나빠진 기상 탓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날 사고 해역에서 시신 4구가 인양돼 사망자는 10명으로 늘었다.

최종 집계된 총 승선자 475명 가운데 179명이 구조됐으며 286명은 실종 상태다.

구조된 이들 가운데 101명(중상 5명)은 해남, 목포, 진도, 서울, 경기도 안산 등지의 병원에 입원했다.

민·관·군·경은 실종자 다수가 갇혀 있을 것으로 보이는 선체 수색에 주력하고 있지만, 기상이 나빠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경대원들이 선체 내에서 발견한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해경대원들이 선체 내에서 발견한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 잠수인력 총동원에도 기상 악화로 선내 진입 실패

현장에는 해경, 해군, 관공서, 민간 선박 172척과 잠수요원 592명이 투입됐다.

잠수요원들은 6시간 주기로 만조와 간조가 바뀌면서 조류가 멈추는 정조시간에 잠수인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있지만, 선내 진입에는 실패했다.

물이 탁하고 조류가 강해 수중 가시거리는 10~20㎝에 불과, 손으로 더듬어 앞으로 나가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선내 진입을 돕는 탐색선을 설치하고 시야가 확보되면 수중카메라 투입을 시도할 방침이다. 그러나 물이 탁하고 조류도 강해 효과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해경 등은 날이 어두워지자 조명탄을 쏘며 야간 수색을 할 방침이지만 비가 오는 날씨 탓에 항공기 투입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침몰 여객선을 인양할 크레인은 16일 오후 3척이 출발해 18일 오전에 1척, 오후에 2척이 현장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오후 실종자 가족이 머무는 진도체육관을 찾아 가족들을 위로하고 구조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여객선 침몰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있는 진도실내체육관을 찾아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여객선 침몰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있는 진도실내체육관을 찾아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그러나 실종자 가족들이 정부가 이틀 동안 한 일이 무엇이냐면서 강력하게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로는 드물게 일각에서는 고함과 욕설이 나오기도 했다.

◇ 침몰원인…급격한 방향 전환 '무게'

여객선이 항로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뱃머리를 갑자기 돌리면서 무게 중심이 쏠려 침몰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선장 이준석(69)씨 등 승무원을 밤새 조사한 해경 수사본부는 무리한 '변침'이 사고 원인이 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변침(變針)은 여객선이나 항공기 운항 등에서 주로 사용하는 말로 항로를 변경하는 것을 말한다.

사고 지점은 목포-제주, 인천-제주를 운항하는 여객선과 선박이 항로를 바꾸는 변침점으로 제주로 향할 때 병풍도를 끼고 왼쪽으로 뱃머리를 돌려 가는 곳이다.

급격한 변침으로 선체에 결박한 화물이 풀리면서 한쪽으로 쏠려 여객선이 중심을 잃고 순간적으로 기울었을 수 있다는 것이 해경의 추정이다. 여객선에는 차량 180대와 컨테이너 화물 1천157t이 실려 있었다.

세월호의 시간대별 항로 모습.

세월호의 시간대별 항로 모습.

선박자동식별장치(AIS)의 항적 분석에서도 사고 직전 세월호의 항로가 갑자기 바뀐 사실이 드러났다.

해양수산부는 "AIS 항적자료를 1차 분석한 결과 (16일)오전 8시49분께 선박에 이상 징후(급 우현 선회)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AIS 항적자료에 따르면 사고 당일 정상적인 항로를 따라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세월호는 8시 48분 37초에 갑자기 서남쪽으로 급하게 우회전을 한다. 이렇게 418m를 가던 세월호는 다시 8시 52분 13초에 다시 방향을 북쪽으로 틀었다.

이때부터 세월호는 지금까지와 달리 아주 느린 속도로, AIS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오전 10시 12분까지 70분간 북쪽으로 4천350m가량 항해한다. 해수부는 이 때 세월호가 동력을 상실하면서 주류 등을 따라 표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렇게 두 번 방향을 틀 때 항적이 그린 선형은 완만한 곡선이 아니라 삼각형 모서리처럼 뾰족한 형태다.

세월호가 완만하게 항로를 바꾸지 않고 급격하게 뱃머리를 돌린 것이 사고의 원인이 됐다는 관측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도 풀이된다.

◇ 해경, 선장 피의자 신분 조사…"어선법 위반"

소환된 세월호 이준석 선장

소환된 세월호 이준석 선장

해경은 사고원인 규명을 위해 세월호 선장 이씨 등 10여명을 상대로 조사하고 있다.

이날 2차 소환된 이씨는 참고인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해경은 이씨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 선원법, 선박매몰죄 위반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이씨는 조사에 앞서 "승객과 실종자 가족들에게 죄송하다.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김수현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은 "선장이 제일 먼저 피난했는지 수사하고 있다"며 "선원법상 선장의 재선 업무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경은 또 이날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안전총괄부장을 위원장으로 합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

위원회에는 중앙해양안전심판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국립해양조사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국해양대학교, 목포해양대학교, 한국선급(KR) 등 관계자와 군산해경 수사과장, 통영해경 수사과장, 목포해경 수사계장 등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위원회는 정확한 침몰원인과 함께 운항자 과실 여부, 화물 적재 상황도 조사하고 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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