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침몰> 세월호 목포서 181명분 객실 증설(종합3보)
송고시간2014-04-17 20:30
뒤쪽 4∼5층 형태 차이 뚜렷…침몰사고 영향 여부 관심
(인천·도쿄=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전남 진도 앞바다에 침몰한 세월호(6천825t급)가 더 많은 승객을 수용하기 위해 국내 도입 직후 객실 시설을 확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객실 확장은 여객선 상부에 하중을 높여 무게중심을 높게 하기 때문에 선박 침몰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17일 인천지방해양항만청과 한국선급에 따르면 청해진해운은 2012년 10월 일본에서 세월호를 국내에 도입한 직후 이듬해 3월까지 전남 목포에서 객실 증설 공사를 진행했다.
3층 56명, 4층 114명, 5층 11명 등 총 181명을 더 수용할 수 있는 객실 증설 공사였다. 객실 증설 공사로 여객 정원은 921명으로 늘어났다.
세월호의 객실 증설 공사는 승객 좌석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방 형태의 객실을 늘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세월호가 일본에서 '페리 나미노우에'라는 이름으로 운행될 때의 선실 평면도를 입수해 확인한 결과 당시 해운사인 '마루에이페리'는 법정 여객정원은 804명이지만 객실을 배정할 때는 643명을 기준으로 삼아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었다.
결국, 당시 법정 정원 기준으로는 117명, 마루에이페리가 여객 모집 때 바탕으로 삼은 인원과 비교하면 이보다 많은 수의 정원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도면은 세월호의 뒤쪽 4∼5층이 마치 1개 층인 것처럼 창문을 중간에 걸친 형태로 표시해 같은 부위를 2개 층으로 구분해 창문을 표시한 현재의 도면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여객선 상부인 3∼5층에 객실이 추가로 들어섬으로써 무게중심이 기존보다 높아져 이번 침몰 사건 당시 쉽게 기울어진 것 아니냐는 추론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세월호 도입 당시 '제조 후 등록 검사'를 담당한 한국선급은 객실 증설공사가 합법적 범위의 공사였고 침몰 사고 원인과 연관성도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한국선급 한 관계자는 "검사 당시 선체 경하중량을 점검하는 등 객실 증설에 따른 변화가 안전운항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모두 점검했다"며 "점검 결과 운항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와 등록 검사가 정상 통과됐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객실 증설 공사가 선박의 안정성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하세가와 가즈히코(長谷川和彦) 오사카대 교수(선박해양공학)는 "개조로 배의 중심이 높아져서 균형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것 때문에 전복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개조할 때 안전성을 충분히 확인했는지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청해진해운은 2003년 3월 도입한 오하마나호(6천322t급)가 승객 유치에 성과를 거두자 세월호를 추가로 도입했다.
청해진해운은 세월호를 인도받은 마루에이페리로부터 또 다른 여객선 아케보노호를 도입, 오하마나호로 이름을 바꿔 인천∼제주 항로에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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