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침몰> "구명조끼 양보 학생들 꼭 살아야"
송고시간2014-04-17 17:27
(인천=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남학생들이 '어머니 먼저 나가시라'면서 구명조끼를 던져주더라고요. 그 학생들이 지금 어떻게 됐는지 몰라 안타깝습니다."
인천 용유초등학교 동창생 16명과 환갑 기념 여행길에 올랐다가 여객선 침몰 사고를 당한 심창화(60·여)씨는 안산 단원고 남학생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끔찍했을 상황을 떠올리며 목소리를 떨었다.
심씨는 17일 "멀미가 나서 4층 바깥에 있었는데 배가 쏠리면서 다리를 다쳤다"며 "내가 못 움직이니까 일렬로 서 있던 남학생들이 '어머니 먼저 나가시면 따라가겠다'며 구명조끼를 전달해줘 탈출할 수 있었다"고 당시의 위급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남학생들이 여학생들한테도 계속 구명조끼를 챙겨주더라"며 "그런데 지금 그 남학생들이 보이질 않는다"고 가슴 아파했다.
심씨는 사고로 다리 타박상 등 부상을 입어 해남 우리병원에서 치료받다가 이날 인천 인하대병원으로 이송됐다.
한 남성 생존자 김모(인천 거주) 씨도 "남학생 한 명이 계속 뛰어다니면서 여학생들 구명조끼를 챙겨주더라"며 "그러다가 이 남학생이 뭔가에 깔려서 다쳤고 여학생들이 구해주려고 계속 노력했는데 잘 안 된 것 같다. 남학생이 부상 탓에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탑승객을 남겨두고 먼저 탈출한 여객선 선장 이모(60)씨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는 가운데 탑승객 20여명을 구하고 마지막으로 탈출한 김홍경(58)씨 등 인명 구조를 위해 살신성인한 일반 탑승객의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사망자로 확인된 단원고 정차웅 군도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벗어 친구에게 건넸고 또 다른 친구를 구하기 위해 몸을 던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검도 3단 유단자인 정군은 덩치가 커 '웅이'라는 별명으로 불렸으며 수업태도가 바르고 착한 학생이었다고 알려지고 있다.
erik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14/04/17 17:2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