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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구조 시간은 '9분'이 아니라 '1시간'이었다

송고시간2014-04-18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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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선원·목격자 한 입으로 "1시간 전부터 이상징후"세월호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규명 필요

세월호의 시간대별 항로 모습.

세월호의 시간대별 항로 모습.

(진도=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16일 오전 8시 49분(선박자동식별장치·AIS), 8시 52분(전남소방본부), 8시 55분(제주 해상교통관제센터), 8시 58분(목포해경).

여객선 세월호에서 '공식적으로' 이상 징후가 감지되거나 신고된 시각이다.

사고 발생 시각이 해경 신고 접수시각으로 정부 등에 의해 발표됐지만 이것도 최장 9분(8시 49~58분)의 간격이 드러난다.

지난 16일 세월호 구조 모습.

지난 16일 세월호 구조 모습.

촌각을 다투는 위급상황에서 단 1분이라도 구조가 먼저 이뤄졌다면 사망·실종자만 296명이 발생한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가정이 어렵지 않다.

그러나 구조의 손길이 미칠 때까지 잃어버린 시간은 '9분'이 전부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1시간 전부터 이상징후를 느꼈다는 승객, 선원, 목격자 등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구조된 선원 송모(20)씨는 "승객 배식이 한창 이뤄지고 있던 때부터 배가 기울기 시작했다"며 "오전 8시 조금 전이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지난 16일 세월호 구조 모습.

지난 16일 세월호 구조 모습.

보일러실에 근무한 선원 전모(61)씨도 "오전 7시 40분께 업무를 마치고 업무 일지를 쓰던 중 갑자기 배가 기울었다"며 "창문이 박살 나고 사람들이 한쪽으로 쏠릴 정도였다"고 전했다.

인근 해역에서 작업하던 어민들의 목격담도 이를 뒷받침한다.

진도군 조도면 주민 이모(48)씨는 "미역 양식 때문에 새벽 일찍 나갔는데 오전 8시 무렵 큰 배가 멈춰 있었다"며 "그렇게 큰 배가 서 있어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되돌이켰다.

구조작업에도 참여했던 어민의 말은 더 구체적이다.

이 어민은 "바다로 미역을 따러 나가는 시간이 아침 6시 30분이니 내가 바다에서 그 배를 본 것이 아마 7시에서 7시 30분쯤이었을 것"이라며 "하얀 배가 가만히 서 있어 이상하다 생각했지만 '별일 아니겠거니' 하고 그냥 마을로 돌아왔는데 9시 좀 넘어서 이장이 구조작업에 동참해달라는 방송을 했다"고 전했다.

안산 단원고 상황판에는 오전 8시 10분 "배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제주해경이 학교로 전화연락을 했다는 내용도 적혀 있었다.

제주해경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해 혼란이 일기도 했다.

18일 오후 1시 현재 세월호는 수면 아래로 완전히 모습을 감췄다.

18일 오후 1시 현재 세월호는 수면 아래로 완전히 모습을 감췄다.

목격담 등을 종합하면 세월호에는 외부에 위험이 알려지기 1시간 전부터 이상징후가 있었던 셈이다.

선장 등 승무원이 이상징후를 조기에 감지했는지, 감지했다면 어떻게 대처했는지 명확한 규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심지어 군산 해역을 지날 때부터 배가 덜컹거렸다는 생존자 진술도 나왔다.

트레일러 운전기사라고 밝힌 한 남성은 "군산 해역을 지날 때 쯤 배가 덜컹하면서 15도가량 기우는 느낌을 받았다"며 "운전하는 사람이라 균형에는 민감하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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