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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침몰> 제주 4·3 해원상생굿 "아기덜 살려줍서"

송고시간2014-04-1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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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민예총, 제주굿으로 실종자 무사귀환 기원

세월호 실종자 생환 기원 굿
세월호 실종자 생환 기원 굿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19일 제주시 산지항 제2부두 방파제에서 제주 4·3 당시 수장된 희생자들의 영혼을 위무하는 해원상생굿이 열렸다. 굿을 집전한 서순실 심방은 세월호 실종자들의 생환도 기원했다. 2014.4.19. <<지방기사 참고>>
khc@yna.co.kr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세월호 273명 생명의 끈을 놓게 허지 마랑, 살려줍서. 구조자 눈에 띄게 허여줍서. 눈에 띌 동안 요왕에서 맑은 공기로 아기덜 살려줍서."

19일 오전 제주시 산지항 제2부두 방파제에서 4·3 사건 당시 수장된 희생자들의 넋을 위무하는 해원상생굿의 초감제를 집전한 제주무형문화재 제13호 제주큰굿보존회장 서순실 심방은 이렇게 제주말로 용왕님께 빌었다.

서 심방은 세월호 실종자들이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게, 학교로 돌아가게 전국 방방곡곡에서 차례로 기도하고 제주에서도 기도하는 것이 우리가 첫 번째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4·3 희생자들을 억울한 영혼을 달래는 굿을 하면서도 세월호 사고 실종자들의 생환을 기원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사)제주민족예술인총연합이 마련한 이번 해원상생굿은 4·3 사건과 6·25 당시 예비검속 당시 정식재판도 없이 끌려가 수장된 희생자들의 넋을 위무하려는 것이다.

여러 증언에 따르면 산지항에서 배에 실려 나갔다 돌아오지 않은 희생자들이 제일 많았다. 아직 파악된 사건 기록은 전혀 없으며 시신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날 굿은 비바람이 부는 추운 날씨 속에서도 오후 3시까지 5시간가량 진행됐으며, 참석한 유족들은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희생자들이 저승에서나마 편안히 지내길 기원하며 절을 올렸다.

굿 중간에 극단 노리안마로의 '풍장' 공연, 김수열 시인의 '물에서 온 편지' 낭송, '거리의 성악가' 송현상의 '보고 싶은 얼굴', 소리꾼 김영태의 '기억', 예술단사람들의 '진혼무', 가양판소리 현희순의 '이어도 연유' 등 공연도 이어졌다.

제주민예총은 지난 2002년부터 4·3 당시 집단 학살 터나 불에 타 사라진 마을 등지에서 '찾아가는 현장 위령제'를 거행하고 있으며, 수장 희생자들을 위한 위령제는 이번이 처음이다.

kh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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