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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정치권, 오바마의 방문 여파에 촉각

송고시간2014-04-2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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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연합뉴스) 이주영 특파원 = 오는 26일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말레이시아 방문이 집권연합 국민전선(BN)의 58년 장기집권에 맞서 야권이 민주화를 요구하는 정치상황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말레이시아 언론과 외신은 22일 야권 3당 동맹인 국민연합(PR)의 지도자 안와르 이브라힘 전 부총리가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는 것이 '미국의 민주주의 이상'과도 맞고 도움이 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야권과 사회단체 등은 집권세력의 권위주의적 통치에 우려를 표해온 미국이 오바마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민주화에 힘을 실어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목적은 '아시아 중시 정책' 강화와 경제 외교에 있다며 야권의 바람이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말레이시아 방문은 미국 대통령으로선 1966년 린든 존슨 대통령이 이후 처음이다. 그는 3일간의 방문 기간에 나집 라작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동남아 청년지도자 100명과 만나며 국립이슬람 사원도 방문할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총리의 독자 외교노선 등으로 멀어진 양국 관계를 복원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말레이시아의 협조를 얻는 데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으로 중국과는 경제적으로 밀접하지만 남중국해 영토분쟁 당사국이기도 해 중국 견제에도 중요한 나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 방문 기간에 양국이 국방협력 강화를 논의하고 전략적 협력 관계 구축을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전문가들은 미국으로선 ASEAN에서 영향력이 크고 경제적 중요성도 날로 커지는 말레이시아가 TPP에 참여하는 것이 TPP 성공에 중요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면 오바마 대통령에게 큰 선물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의 정치현황도 미국이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말레이시아는 1957년 독립 이후 지금까지 집권연합인 국민전선(BN)이 장기집권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경제발전과 사회안정을 빌미로 국민 기본권을 제한하는 등 민주주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정치적 탄압 논란을 빚고 있는 안와르 전 부총리에 대한 동성애 혐의 재판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 기간에도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달 8일 말레이시아 법원이 안와르 전 부총리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자 "말레이시아의 민주주의와 사법부의 신뢰를 높이려면 법을 정치적 요소를 배제하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적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논평한 바 있다.

수전 라이스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AFP에 오바마 대통령이 안와르 전 부총리를 만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피한 채 "다른 수준에서 다른 접촉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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