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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유병언 일가, 관계사와 '수상한' 돈거래(종합)

송고시간2014-04-2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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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강훈상 윤지현 배영경 기자 = 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과 관계사들이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와 수십억 원대의 금전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계열사는 임원의 돈을 운영자금으로 빌렸다가 "빚을 갚지 않기로 약정했다"며 빚을 털어 내 차입금 규모가 줄어들기도 했다.

25일 관련 회사들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44) 씨가 최대주주인 트라이곤코리아는 회삿돈 최소 26억원을 유씨 일가와 회사 대표이사에게 빌려줬다.

이 회사는 2011년 말 기준으로 유 전 회장의 동생 병호씨에게 8억원을, 2013년엔 유 전 회장의 딸 섬나 씨에게 5억원을 대여했다.

트라이곤코리아의 대표이사 권모씨도 2011년까지 13억원을 회사에서 빌렸다.

또 다른 계열사 ㈜온지구는 2003년까지 대표이사 이모씨 등 임원 4명에게 최소 32억여원을 빌려줬다.

2009년 새로 부임한 대표이사 채모씨는 회사에서 8억원을 빌렸다가 2012년 모두 상환했다.

이들 회사의 감사보고서에는 유씨 일가나 임원에게 회삿돈을 빌려준 이유나 이자율·담보설정 여부는 기재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회사법 전문 변호사는 "회사가 임원이나 주주에게 자금을 빌려준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담보나 이자율 등을 명확히 정하지 않았다면 일종의 특혜로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라이곤코리아는 그러나 적자 경영에 시달리고 있다.

이 회사는 작년에 22억원, 2011년 37억원대 당기순손실을 각각 냈다. 2012년 1천200만원의 순이익을 낸 것을 제외하고 최근 3년 동안 5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더구나 트라이곤코리아에서 단기대여금을 쓴 유 전 회장의 딸 섬나 씨와 동생 병호 씨는 회사 지분을 보유하지도 않고 있으며 이사 등 경영인으로 등재돼 있지도 않은 인물이다.

유 전 회장이 2009년 말까지 대주주로 있었던 국제영상은 반대로 2006년 말 기준으로 임원에게서 약 30억원을 빌려썼다.

이 가운데 26억원 가량은 채권자와 약정으로 채무가 면제됐다. 둘 사이에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 알 순 없지만 임원이 회사에 돈을 사실상 '증여'한 셈이다.

한 회계사는 "중소기업의 경우 운영자금이 모자라면 임원에게 돈을 빌릴 수도 있는데 통상 증자나 사채발행 같은 방법을 쓴다"며 "채권자가 받을 돈을 포기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또 유 전 회장의 차남 혁기(42) 씨가 7.11% 지분을 보유한 자동차부품 제조 계열사인 '온지구'는 회사 대표이사와 수시로 자금거래를 해온 사실이 확인됐다.

이 회사의 채모 대표이사는 감사보고서 상에 2012년과 2013년 온지구에서 각각 20억원과 13억원의 단기 대여금을 가져갔다가 되갚은 정황이 드러났다.

채 대표의 단기대여금은 지난해에만 13억1천900만원 늘어났다가 14억8천208만원 감소해 연말 기준 4억2천만원으로 집계됐다. 즉 회삿돈을 수시로 빼서 썼다가 다시 넣는 식으로 자기 돈처럼 유용한 것이다.

2012년에도 채 대표의 단기차입금은 한 해 동안 20억3천100억원 증가했다가 17억9천741만원 감소했다. 채 대표는 온지구의 지분 11.26%를 보유하고 있으며 아이원아이홀딩스(6.98%)와 트라이곤코리아(13.87%)도 이 회사의 주요 주주로 올라 있다.

hskang@yna.co.kr, yuni@yna.co.kr,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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