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반쪽 기념식·구호 욕설 난무 …"5·18 의미 퇴색"

송고시간2014-05-18 11:19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빈 자리
빈 자리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제34주년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거행된 가운데 유족과 5월 단체들이 대거 불참해 곳곳에 빈자리가 눈에 띈다. 올해도 국가보훈처는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거부해 유족과 5월 단체들이 기념식에 불참하는 등 파행을 겪었다.

(광주=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 5·18 민주화운동 34주년을 맞은 광주는 어수선했다.

1980년 신군부의 총칼에 맞서 피를 흘리며 한국 민주주의에 이정표를 세운 5·18 민주화운동.

하지만 올해 기념식은 지역 사회가 원한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이뤄지지 않아 반쪽으로 전락했다.

또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시장 전략공천에 반발한 시민들이 지난 17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은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에게 고함을 지르고 욕설을 하는 등 올해 광주에서 5·18의 의미는 퇴색했다.

◇ 유족·5·18단체 불참한 기념식

5·18 민주화운동 34주년 기념식이 18일 오전 10시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렸다.

이날 기념식은 '5·18 정신으로 국민화합 꽃 피우자'라는 주제로 학생, 보훈단체와 보훈처 관계자 등 1천500여명이 참석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기념사에서 "34년 전 이곳 빛고을 광주에서 일어난 민주화운동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에 큰 획을 그었다"며 "우리의 민주화가 위기에 처했을 때 광주시민 여러분이 높이 든 정의의 깃발은 민주화의 도도한 물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누구보다 5·18의 상처와 아픔이 큰 유족들과 관련 단체들은 이날 기념식에 불참했다.

전날 광주를 방문한 안철수· 김한길·공동대표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등 야당 인사들도 참석하지 않았다.

님을 위한 행진곡의 5·18 기념곡 지정이 무산된 데 따른 것이다.

누구를 위한 노래인가?
누구를 위한 노래인가?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제34주년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거행돼 연합 합창단이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올해도 국가보훈처는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거부해 유족과 5월단체들이 기념식에 불참하는 등 파행을겪었다.

이날 기념식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은 급조된 '연합 합창단'이 합창했다. 지역 사회가 원하는 제창은 이뤄지지 않았다.

광주·전남 진보연대는 망월동 5·18 구 묘역에서 이정희 대표, 시민사회 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대회를 열었다.

◇ 안철수·김한길, 5·18 행사장 등에서 '혼쭐'…경찰까지 동원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는 지난 17일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시당이 국립 5·18 민주묘역에서 개최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가 혼쭐났다.

윤장현 후보 전략공천에 반발해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한 강운태, 이용섭 후보 측 지지자 등은 행사장에서 "낙하산 공천 웬말이야", "안철수는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쳤고, 심지어 두 대표를 향해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이에 따라 새정치연합 관계자들은 추모탑에 겨우 헌화·분향을 하고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 뒤 추도사도 없이 기념식을 마쳤다.

당 관계자들은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민주묘역을 빠져나왔다.

야권의 심장부에서 제1야당 대표가 시민들로부터 이 같은 '모욕'을 당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혹시 모를 야당 대표들에 대한 '위해'를 우려해 경찰까지 동원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안철수·김한길 대표는 17일 오전 광주공항에 도착했을 때부터 전략공천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관계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고 안 대표는 이날 저녁 지역 방송사와의 인터뷰를 끝내고 나오는 길에도 일부 유권자들의 항의에 부딪혀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는 등 야당지도자로서 '수모'를 당했다.

5·18 묘지에서 만난 시민 김모씨는 "님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 무산과 안철수 대표의 광주시장 후보 전략공천을 둘러싼 논란으로 올해 5·18 민주화운동 34주년 기념식 의미가 많이 퇴색했다"며 "특히 정부와 정치권은 각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shchon@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