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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검거 핵심 열쇠는 '새로운 조력자 찾기'

송고시간2014-06-0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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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파, 유씨 도피돕다 홀로 체포되는 '자살특공대' 방식 구사

팽목 매표소에 붙어 있는 유병언 부자 수배전단 <<연합뉴스 DB>>
팽목 매표소에 붙어 있는 유병언 부자 수배전단 <<연합뉴스 DB>>

(인천=연합뉴스) 박대한 손현규 기자 = 검찰이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과 '도피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금수원 간 핵심 연결고리를 놓치면서 검거 작전이 장기화하고 있다.

1주일 전까지만 해도 유씨의 운전기사이자 금수원 관리인인 양회정(55)씨가 유씨 검거의 '마지막 연결고리'로 지목됐다.

그러나 양씨마저 도주해 잠적하면서 검찰 레이더망에 걸리지 않은 새로운 인물이 유씨의 도피를 돕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양씨로부터 유씨를 인계받은 새로운 조력자가 향후 검거 작전의 성패를 가를 핵심 열쇠로 보고 순천 일대 포위망을 좁히고 있다.

3일 검찰에 따르면 구원파 신도들은 금수원 내 지도부의 지휘를 받아 '릴레이식'으로 유씨의 도피를 돕고 있다.

검찰 검거팀의 추적이 시작되면 유씨를 다른 신도에게 인계하고 자신만 체포되는 방식은 마치 꼬리자르기식 '자살특공대'를 연상케 한다.

철저하게 도피 구간별 임무를 나눠 맡고 자기 임무만 완수한 뒤 도피조에서 빠지거나 검찰에 체포되는 식이다.

구속 수감된 이재옥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 <<연합뉴스 DB>>
구속 수감된 이재옥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 <<연합뉴스 DB>>

검찰이 지난달 25일 밤 순천 별장 '숲속의 추억'을 덮치기 전까지 도피조 총 지휘는 이재옥(49·구속)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이 맡았다.

이 이사장의 지휘를 받은 순천지역 핵심 구원파 신도 추모(60·구속)씨가 음식물 등을 유씨에게 전하는 '지역 총책' 역할을 수행했다.

경기도 안성에서 추씨에게 음식물을 가져다 주는 '전달책'은 아이원아이홀딩스 직원인 한모씨였다.

한씨 역시 구원파 신도로 도피 물품을 건네 주고는 금수원 인근 자택으로 돌아갔다가 검찰에 체포됐다.

유씨와 별장에서 함께 거주하며 수발을 든 '비서' 역할은 아해프레스 소속 신모(33·여)씨가 맡았었다.

신씨는 세월호 사고 전에도 유씨의 사진을 분류하고 관리하는 일을 하는 등 유씨가 가장 신뢰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유씨는 지난달 25일 새벽 신씨를 혼자 남겨두고 별장을 빠져 나갔고 신씨는 검찰이 들이닥쳤을 때도 달아나지 않았다.

검찰이 별장을 덮칠 것을 예상하고 유씨의 도주 시간을 벌기 위해 일부러 현장에 남아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명수배된 유병언 운전기사 양회정 <<연합뉴스 DB>>
지명수배된 유병언 운전기사 양회정 <<연합뉴스 DB>>

검찰은 지난달 24일부터 이 이사장 등 유씨 도피조 대부분을 체포했다.

그러나 정작 릴레이식 도피조의 마지막 주자로 알려진 양씨를 놓쳤다. 양씨는 검찰 검거팀이 유씨와의 최후 연결 고리로 파악한 인물이다.

양씨는 검찰이 추씨를 체포한 직후인 지난달 25일 새벽 유씨가 머물던 별장 인근의 연수원에서 빠져 나와 승용차를 몰고 전주로 달아났다.

전주의 한 미용실에서 백발 머리를 검은색으로 염색까지 한 양씨는 전주 지역 구원파 신도들에게 유씨 도피를 돕자고 제안했다가 거절당하자 금수원이 있는 경기도 안성으로 도주했다.

양씨는 금수원 내에서 일명 '김엄마'(58·여)로 불리는 여성과 자신의 안성 복귀 문제를 상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엄마는 이 이사장이 체포된 이후 금수원에서 순천 도피조를 총지휘하고 있는 인물이다.

핵심 연결고리를 놓친 검찰은 현재 양씨의 뒤를 이어 유씨의 도피를 돕고 있는 구원파 신도가 누구인지를 파악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양씨의 바통을 받은 인물을 파악해야 유씨의 검거를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지난주 유씨가 한국 주재 모 대사관에 정치적 망명을 시도한 사실을 확인했다. 유씨가 누구를 통해 어떤 경로로 이같은 망명을 시도했는지가 규명돼야 한다.

검찰 관계자는 "유씨는 세월호 참사를 야기한 단순 형사범에 불과하기 때문에 국제법상 망명 신청 대상인 난민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망명을 빙자해 유씨 도피를 도운 자도 범인도피 혐의로 엄격하게 사법처리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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