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원 재진입 첫날 유병언·'두엄마' 체포 허탕(종합)
송고시간2014-06-11 20:31
검경, 6천여명 동원 무색…"대통령 질타에 마지못한 작전" 비난
(안성=연합뉴스) 김종식 이우성 기자 = '세월호' 실소유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과 그의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는 일명 '신엄마'(64·여)와 '김엄마'(59·여) 등에 대한 제2차 검거작전이 또다시 수포가 됐다.
지난달 21일 1차 작전에서 유 전 회장 검거에 실패한 검찰은 전날 박근혜 대통령의 호된 질책이 있자 11일 새벽부터 긴박하게 작전을 개시했으나 오후 8시까지 12시간에 걸친 수색작업에도 불구, 이들을 검거하는 데 실패했다.
이에 따라 당초 유 전 회장 검거를 호언장담했던 검경은 그의 행적조차 파악못한 채 '뒷북이나 치는 무능력한 사법당국'이란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검찰과 경찰은 오전 8시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상삼리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본산 금수원에 6천여명에 달하는 경찰인력을 동원, 유 전 회장과 신엄마, 김엄마 등 수배자 검거에 착수했다.
신도들과 물리적 출동까지 각오한 듯 헬리콥터, 물대포, 119구조장비, 응급차량 등을 동원한 검경은 수사인력을 검거·수색·연행조로 나눠 역할을 분담하고 원활한 체포작업을 위해 수색견 3마리도 투입했다.
그러나 대규모 작전에도 불구, 실적은 초라했다.
금수원에 들어간 지 1시간여만에 유 전 회장에게 도주 차량과 도주로 확보에 도움을 준 혐의로 수배된 임모(62)씨와 김모(67)를 등 2명을 검거할 때만 해도 한 가닥 희망이 보였다.
하지만, 이후 검거한 최모씨(44), 이모(57)씨 등은 영장집행과정에서 공무집행을 방해했거나 단순 수사대상자로 유 전 회장 검거와 관련된 핵심인물은 아니었다.
유 전 회장의 행적은 전혀 파악하지 못했고 '신엄마'와 '김엄마' 등 유 전 회장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는 6∼7명의 신병도 확보하지 못했다.
다만 '김엄마'가 타고 다니던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에서 고속도로 '하이패스카드'를 압수하고 그의 신분증, 안경집을 발견한 것이 성과라면 성과다.
또 주말 성경집회 장소로 사용된 대강당 사무실에서 비누, 면봉 등 유병언 전 회장의 것으로 추정되는 물건 일부를 수거, 유 전 회장의 연관성을 확인하는 선에 그쳤다.
프랑스 경찰에 체포된 유 전 회장의 장녀 섬나(48)씨 소유인 수입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랜드로버를 압류한 것 역시 핵심용의자 검거에 아무런 단서가 되지 못하는 곁가지다.
전날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유병언을 못 잡는 것 말이 안 된다"며 호되게 질타하자 검경이 차일피일 미뤄오던 금수원 진입을 치밀한 계획 없이 감행했기 때문이란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전남 순천 등지에서 유병언 검거에 실패한 검경이 금수원에 재진입하게 될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르자 주요 수배자들이 일찌감치 다른 곳으로 대피했을 가능성도 매우 크다.
검찰은 이날 오후 8시 일부 경력을 금수원에 남긴 채 12일 오전 7시부터 수색작업을 재개할 예정이나 유 전 회장을 포함한 핵심인물을 검거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이날 작전을 "못 잡는 게 아니고 안 잡는 것"이라면서 "20~30대도 아니고 특수훈련을 받은 전직 특수부대 출신 군인도 아닌 유병언을 왜 못 잡느냐"고 검찰과 경찰을 싸잡아 비난했다.
kcg3316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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