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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지도력부재 사태악화…알말리키 퇴진론 대두

송고시간2014-06-1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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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군사지원 무용지물…美, 왜 알말리키 구제하려 하나"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AP=연합뉴스)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기자 = 이라크 사태가 사실상의 내전상태로 악화하면서 미국이 다양한 해법을 모색하는 가운데 미국 내에서 군사지원이 아니라 정치적 해법을 주문하는 요구가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3선 연임을 노리는 누리 알말리키 총리의 퇴진까지 공공연히 거론되고 있어 미국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13일 AP, AFP 통신과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는 지난 10일 북부 제2도시 모술을 장악한 데 이어 수도 바그다드 쪽으로 급속히 남진하고 있다. 현재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90㎞ 떨어진 둘루이야 마을까지 진격했다.

ISIL은 퇴각한 이라크 정부군으로부터 헬리콥터를 비롯해 미국이 지원한 무기를 상당수 노획했고, 모술 지역의 여러 은행에서 4억2천500만달러(약 4천324억원)를 강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상황이 급박해지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이라크는 분명히 위급 상황"이라며 "국가안보팀이 단기적이고 즉각적인 군사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포함해 모든 옵션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탱크 위에서 총 겨눈 이라크 반군(AP=연합뉴스)
탱크 위에서 총 겨눈 이라크 반군(AP=연합뉴스)

무인기(드론) 공습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냐는 질문에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해 군사행동에 나설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현재 지상군 투입, 공습, 이라크 군대 군사력 보강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12일 자 사설에서 시아파인 알말리키 총리의 리더십 부재와 종파주의적 국정운영, 이라크 정부군의 무기력함 등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지금과 같은 상태에서는 미국이 공습이나 신무기지원 등 어떠한 군사원조를 하더라도 '무용지물'이라고 주장했다.

시아파 위주의 독단적 국정운영이 종파분쟁을 초래했고, 이것이 결국 수니파 무장세력의 힘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NYT는 특히 현재의 파국에 대한 책임이 "위험한 지도자"(dangerous leader)인 알말리키 총리에 있다고 단언하면서 지난 4·30 총선에서 승리한 후 3선 연임을 모색 중인 그를 미국 정부가 왜 구제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권력분점, 종파통합 등의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주고 새로운 총리를 지명하는 것은 이라크 지도자들의 몫이라는 것이다.

탈출하는 이라크 주민들(AP=연합뉴스)
탈출하는 이라크 주민들(AP=연합뉴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오바마 행정부가 2011년 이라크 주둔 병력을 완전히 철수시키지 말고 소규모라도 남겨뒀어야 하는 논란이 이는 데 대해서는 '탁상공론'이라고 일축했다.

워싱턴포스트 역시 사설에서 전직 미군 장교의 말을 인용, 알말리키 총리가 자신의 권력기반을 공고히 하는데만 힘을 쓴 나머지 반대 세력인 수니파가 불안감을 느끼고 그를 불신하게 됐다며 '알말리키 책임론'을 제기했다.

아울러 이라크 정부군이 수니파 무장세력과 제대로 싸워보지도 않고 도주하는 무기력함을 보이는 데는 그의 중앙집중식 의사결정 방식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중앙집중식 의사결정이 전투현장의 신속한 결정과 대응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 다만 알말리키 총리의 퇴진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CNN은 미국의 선택할 수 있는 해법으로 지상군 파견, 공습, 이라크 정부군 군사력 지원 방안과 함께 정치적 해법도 제시했다.

CNN은 이라크 정부가 미국 등의 지원을 바탕으로 ISIL을 물리치더라도 정치질서를 회복하지 않는 완전한 승리라고 볼 수 없다며 알말리키 정부가 이라크 북부 쿠르드자치정부(KRG)의 군 조직인 페쉬메르가와 협력하는 것이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s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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